‘TV조선 뉴스 9’ 약진의 배경 JTBC ‘뉴스룸’ 부진과

최근 TV조선 시청률이 9%를 웃돌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한편 JTBC 뉴스룸은 지상파 종편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 방송 뉴스의 새로운 잣대를 제시했다고 자부했던 JTBC 뉴스룸은 MBN만 못하다.JTBC 뉴스룸은 4년 전이 전성기였다. 보도부문 손석희 사장 겸 앵커가 원맨쇼처럼 진행한 ‘뉴스룸’은 2016년 한국의 모든 문제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던 ‘최순실 국정논단 의혹’에서 ‘의혹’을 걷어내고 촛불을 켜든 민심을 뒤흔들었다. 태블릿PC의 최순실 보도로 시청률 8%를 넘었고, 청와대가 최순실 모녀의 성형외과 원장까지 특혜를 주려 했다는 보도로 9%를 웃돌아 MBC 뉴스데스크(5%)와 SBS 8시 뉴스(4.8%)를 압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 옛날이야가 돼버렸다.

부진에 빠졌던 JTBC 뉴스룸은 26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JTBC 뉴스룸은 2.9%로 방송사별 뉴스 시청률 최하위를 기록했다. 반면 TV조선의 시청률은 9.2%로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KBS 1TV인 KBS 뉴스9(13.3%)에 이어 전체 채널 메인뉴스 중 2위다. SBS TV의 SBS 8 뉴스가 6.0%, MBC TV의 뉴스 데스크가 5.6%, 채널A의 뉴스A가 5.1%, MBN의 MBN 종합뉴스가 3.7%였다. TV조선 뉴스9는 이달 들어 평균 6.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SBS나 MBC보다 훨씬 높다.한편 JTBC 뉴스룸은 지난해 11월 손석희 대표이사 사장이 경질된 이후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JTBC 뉴스룸이 부진한 것은 손석희 사장의 비리 연루로 뉴스룸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손 사장은 앵커는 떠났지만 JTBC는 대표이사인 그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다. 뉴스의 공신력과 투명성 확보가 어려운 이유다. 또 보수 성향의 중앙일보와 달리 JTBC는 진보적인 채널이어서 박근혜정권 때는 비판의 칼날이 날카로웠지만 현 정부에서는 녹슨 칼처럼 무뎌졌다. 그렇다고 활어처럼 생동감 있는 뉴스도 볼 수 없다. 무엇보다 살아있는 권력의 전횡에 대한 어정쩡한 스탠스는 보수층의 외면으로 여당 지지자들은 어용방송인 MBC로 옮겨졌다.

시청률 9.2%를 기록한 TV조선이지만 조선일보와 보조를 맞춘 TV조선은 현 정권과 확연히 맞서 보수층 시청자들의 여론을 대변해 왔다. 특히 최근 들어 현 정부의 실정이 두드러지면서 중도층이 정권에 등을 돌린 것도 TV조선 시청률 상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미스 미스터 트로트의 성공도 방송사의 위상을 개선하고 뉴스 9가 뜨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TV조선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부터 5%대를 넘어선 뒤 7월부터 코로나19 재확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시청률이 상승했다고 자체 분석했다.JTBC는 시청률이 2~3%대(닐슨코리아 유료 가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편성 변경으로의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 뉴스룸의 평일 방송시간을 15분 앞당겼다. 낮에 방송되는 정영우의 뉴스ON과 사건반장은 모두 JTBC 보도국 기자가 출연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운영 방식을 바꿨다. 그러나 정국 상황을 볼 때 편성 변경만으로 JTBC 뉴스가 주목을 받을지 의문이다. 민주사회에서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자 숙명이다. 시청자의 시각에서 TV조선과 JTBC의 뉴스가 다른 점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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