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 일분

권기태 지음 / RHK출판사 20 15, 10, 16 전면개정판

물거품 같은 육체를 보라 신기루가 자연을 이뤘다.화려하게 피는 매혹의 꽃을 꺾으면 살아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견신여말환법 자연단마화부 도산사 법구경

해바라기 8명의 소방대원이 도착했다. 무거운 뚜껑이 얼어서 세 사람이 들었다. 반장이 직접 밧줄로 내렸다. 반장이 그를 들어올리기 위해 그의 온몸에 밧줄을 감아 돌렸는데 그는 매듭을 내려다보며 잘못 묶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1995년의 마지막 날이라는 대답을 기대하며 반장에게 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었다. ‘1월 6일입니다’. 새해는 벌써 시작됐다. 시간은 그의 밖에서 6일이나 흘렀다. 암흑은 그를 195시간 동안 가두어 두고 내팽개쳤다. P50

그는 구급차를 타고 그가 생각했던 곳에서 구출된 것을 발견했다. 그곳은 일대에서 가장 높고 가장 조용한 곳이었다. 이어 앰뷸런스는 그가 송년회를 했던 레스토랑 함지박을 지나갔지만 그가 구출된 출구에서 1분 거리였다. 그 길 아래 미로는 그에게 아프레를 요구한 것이다. 병원에 도착하자 그의 손은 예상대로 부어 있었다. 원래의 두 배나 된 그의 머릿속에 있는 커다란 손을 가진 호문쿨루스는 실제 육체에서 그렇게 구현되어 있었다. 그는 놀라웠고 그의 열 손가락이 고마웠다. 죽음을 맞이하자 삶이 선명해졌다.P51

♧검은 수면 위의 해바라기를 발견한 사람은 조성철, 그를 발견한 삼창빌라 주민은 김충배, 구조대 반장은 현철호 씨다. 이들은 매년 연말연시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만나 1년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눈다.조성철 씨는 병원 입원 직후 가족이 택시로 달려오는 동안 혼자 찬물로 샤워를 했다. 아프레를 굶겨 잠을 못 잤지만 손이 부은 것 외에는 몸에 이상이 없었다.P52

☞과연 나라면 지하 하수관로에 9일간 갇혀 있었다면? 공포 추위 악취 쇠퇴해가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을까.

▶성에 새긴 이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우는 데 평생 걸린다. 루시아스 세네카 우주는 큰 책 한 권이고 인생은 큰 학교다. – 임오당

그녀는 배가 잘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의 생일이 아닐까?하지만 몇 초 뒤 그는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서이만등대 남동쪽 12km, 오전 9시 48분이었다. 몸이 흔들리는 순간 조타실 내부의 윤곽이 이중삼중으로 흔들렸다. 시커먼 연기가 심해 조타실 앞 창문을 두드려 가렸다. 선교가 거대한 연기에 휩싸였다. 조타실 전원이 나가면서 깜깜한 방안에 연기가 자욱했다. 갑자기 바닥이 기울어져 그녀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으로 잡을 곳을 찾았다.몇 초 전에 갑판을 부수며 폭음이 터졌던 것이다. 쇠를 찢어 날려버리는 폭음이었다. 바로 옆에서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아 이게 웬일인가.

그는 컴컴한 조타실에서 빙글빙글 소리를 내며 마이크를 잡고 소리를 질렀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디스 피 하모니! 메이데이! 메이데이! 디스 피 하모니! 메이 데이! 메이 데이! 긴급 조난을 알리는 긴박한 목소리가 퍼졌다. VHF 16번, 근해의 모든 배를 운항할 수 있는 항무통신 채널이었다.선장은 조타실을 나서자마자 인원을 점검했다. 갑판장은요? 사고가 난 것 같습니다 12명만 모였고 4명은 실종됐다. 불과 몇 시간 전에 함께 출항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선장은 여학생 두 명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p72

구명조끼를 입은 선원들은 모두 물에 뛰어들어 불길에서 빠져나왔다. 그녀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22세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 죽을 위기는커녕 다친 적도 없었다. 승무원들이 배를 떠날 때마다 그녀는 죽어가는 것 같았다. 기름 연기가 그녀의 얼굴을 검게 칠하고 다시 칠했다. 옆에 선 실기사가 소리쳤다. 우리만 두고 가면 어떡해요!”

전 수영을 못해요! 어떡해요!멀리 헤엄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김학실은 이제 나도 똑같이 외친 줄 알았다. 그때 옆에 남은 선장이 소리쳤다. “나도 못해!” 그가 정말 수영을 못했어? 그들을 진정시키고 싶었던 것일까. 시간은 터지고 다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은 이제 함께 죽어야 했다.

그때 삭풍 속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여기 있어!’ 이거 잡아!’ 누가 배에 남아 있었는지 소리는 왼쪽 위에서 들려 그것이 윙브리지인지, 기운 선미 갑판의 왼쪽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했다. 심경철 2항사가 거기서 튜브를 던졌다.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단순하고 확실한 동작이었다. 여러분들이 살았으면 좋겠다그래서 이걸 드린다 그런 동작이었다. 누구나 기적을 원한다. 하지만 스스로 기적을 이루는 사람도 있다. 오렌지색 회색 띠 네 개가 늘어진 튜브는 분명히 눈앞의 바다에 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미련 없이 다이빙을 했다. 세 사람이 사과할 틈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물밑으로 가라앉자 연꽃처럼 떠올라 튜브를 지나 헤엄쳤다.그에게도 구명조끼가 없었다.p77

거센 바람이 높은 파도를 때리며 공중에서 휘파람을 울렸다. 2항사가 목숨을 건졌다. 그녀 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앞으로는 운항실습이 아니면 연습 없이 태어나는 것처럼 인생에 실습은 없다고. 살아서 2항사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김영은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갑판에서 수면까지는 사람 키였다. 그녀도 생사의 기로에 몸을 던졌다.몸이 허공에 뜬 순간과 차가운 수면을 뚫고 나온 순간이 구별되지 않는다. 살아야 했고 긴박했다.김영은은 엄해서 물에 흠뻑 젖은 채 튜브를 먼저 잡았다. 그녀는 김학실의 튜브만 못해도 몸부림치자 끌어당겼다. 마지막으로 배에서 뛰어내린 이창무 선장이 건너와 튜브를 잡았다. 바다는 딱딱하고 끈기 있게 번지는 검은 기름막과 불길로 가득했다. 가랑눈이 녹듯 내리면서 재앙의 검은 연기가 산등성이처럼 거대하게 뿜어져 나왔다. 피하모니의 후미 갑판은 이미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p78

바닷물은 섭씨 7도, 물 위는 영하 7도였다. 몸은 견딜 수 없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36.5도의 체온은 서서히 내려가 15분을 넘으면 의식을 잃는다. 15분 그 안에 배가 올까? 우리를 도와줄 배가 10초도 견디기 힘든 이 바다를 가르고 그녀는 작업복 위에 점퍼를 입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피부가 얇아서 체온을 지킬 수가 없었다. 턱이 떨리고 위아래 이빨이 부딪쳤다. 타타타타타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입술이 푸른색으로 변해갔다. 추위는 얼음으로 살갗을 쓸고 피를 혈관에서 얼리는 것 같았다. 무게없는 눈가루가 날리고 강한 바람이 휘몰아쳤다.p79

살고 싶다는 소망은 끝이다. 몇 분 살아도 비관은 싫었다. 사는데 꽃이 간절하면 성에 그려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죽을 것 같았고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느꼈다. 그 느낌이 어렴풋이 스쳐 지나갔다. “이젠 안 될 것 같아. ” 선장이 목소리를 냈다. ‘힘이 다한’ 이마에 찡한 주름이 잡혔고 그의 눈은 조금씩 풀렸다. “힘내세요.조금만 참으면 돼요. 김영은이 말했다. 저기 구명정이 와 있어요. 기운 내세요.

가스운반선 가스파라곤호였다. 이 배는 박민 2항사, 구희병 2기사, 김창오, 조기수를 구했다. 그리고 이 배가 내려놓은 구명정이 피하모니가 침몰한 곳으로 나왔다. 반팔 티셔츠를 입은 조리장과 기관장을 구해내 튜브로 다가갔다.그들과 선장은 물 속에서 가장 오래 있었고 살 기회를 가장 마지막으로 맞이했다. 물에 뛰어든 지 40분이 넘었다. 구명정은 튜브 오른쪽으로 미끄러져 근처의 김영은을 주운 채 그대로 빠져나왔다. 파도가 거세 나머지 2명을 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배는 선회하여 잠시 후 돌아왔다. 그리고 김학실을 끌어올렸는데 그녀는 보트를 타고도 심하게 떨었다. 그녀는 ‘선장이 남았다’고 말했다. 배는 튜브가 있는 자리로 되돌아갔다. 처음에 그들이 잘못 본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면 잘못 찾아오기도 했고. 선장이 떠 있어야 할 그곳엔 튜브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근처에는 기름띠가 떠 있었다.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p83

구명정을 조종하던 선원이 “누가 남아 있었습니까?”라고 물었다. “선장님!” 하고 그녀들은 외쳤다. 잠시 물에 잠겼을 것이다. 선장님! 이들은 조금 전까지 서 있던 자리를 향해 소리쳤다. 배는 근처 바다를 몇 번이나 돌았고, 그녀들은 선장을 불렀다.그는 정신을 잃고도 기억날 것 같았다.조금 전까지 그가 옆에서 해 준 말들이 김학실의 귓가를 맴돌았다. 자, 조금만 참자.배가 우리를 향해 온다. 이제 얼마나 남았지? ………………………………………………………얼마나 남았지?그러나 인적 내수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길이 110m, 무게 5.544t, 의령 8년의 기름을 실어 나른 버피 하모니와 함께 선장은 임무를 완수했다. p84

몸의 온기는 아주 천천히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가슴 아픈 전갈을 들어야 했다. 튜브를 던진 심경철 2항사가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가스파라곤호가 주웠지만 구명조끼도 없이 헤엄치던 중 체온도 잃고 있는 힘을 다한 것 같다고 누군가 말했다. 그는 목포해양대를 졸업했으며 3년 의무승선 만기가 두 달 남아 있었다. 그는 착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 얼굴이었다. 두 달 전에 피하모니로 옮겨 실습생들에게 힘든 일은 없는지 항상 먼저 묻고 돌보던 사람이었다. p85

배에 함께 오른 16명의 선원 중 9명이 순직하고 7명만 살아남았다. 탱크가 폭발했을 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감식갑판수는 구명조끼를 입었지만 바다에서 숨졌다. 24세였던 이승호 3기사도 바다에서 찾지 못했다.

눈시울에 뭔가가 방울방울 맺혀 누운 그녀의 뺨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렸다. 그녀는 손으로 그 뜨거운 줄기를 닦아냈다. 눈물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연꽃에 떠오른 두 항구를 떠올렸다. 세계는 머무는 곳마다 배우는 것을

권기태 지음 / RHK출판사 20 15, 10, 16 전면개정판

물거품 같은 육체를 보라 신기루가 자연을 이뤘다.화려하게 피는 매혹의 꽃을 꺾으면 살아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견신여말환법 자연단마화부 도산사 법구경

해바라기 8명의 소방대원이 도착했다. 무거운 뚜껑이 얼어서 세 사람이 들었다. 반장이 직접 밧줄로 내렸다. 반장이 그를 들어올리기 위해 그의 온몸에 밧줄을 감아 돌렸는데 그는 매듭을 내려다보며 잘못 묶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1995년의 마지막 날이라는 대답을 기대하며 반장에게 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었다. ‘1월 6일입니다’. 새해는 벌써 시작됐다. 시간은 그의 밖에서 6일이나 흘렀다. 암흑은 그를 195시간 동안 가두어 두고 내팽개쳤다. P50

그는 구급차를 타고 그가 생각했던 곳에서 구출된 것을 발견했다. 그곳은 일대에서 가장 높고 가장 조용한 곳이었다. 이어 앰뷸런스는 그가 송년회를 했던 레스토랑 함지박을 지나갔지만 그가 구출된 출구에서 1분 거리였다. 그 길 아래 미로는 그에게 아프레를 요구한 것이다. 병원에 도착하자 그의 손은 예상대로 부어 있었다. 원래의 두 배나 된 그의 머릿속에 있는 커다란 손을 가진 호문쿨루스는 실제 육체에서 그렇게 구현되어 있었다. 그는 놀라웠고 그의 열 손가락이 고마웠다. 죽음을 맞이하자 삶이 선명해졌다.P51

♧검은 수면 위의 해바라기를 발견한 사람은 조성철, 그를 발견한 삼창빌라 주민은 김충배, 구조대 반장은 현철호 씨다. 이들은 매년 연말연시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만나 1년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눈다.조성철 씨는 병원 입원 직후 가족이 택시로 달려오는 동안 혼자 찬물로 샤워를 했다. 아프레를 굶겨 잠을 못 잤지만 손이 부은 것 외에는 몸에 이상이 없었다.P52

☞과연 나라면 지하 하수관로에 9일간 갇혀 있었다면? 공포 추위 악취 쇠퇴해가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었을까.

▶성에 새긴 이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우는 데 평생 걸린다. 루시아스 세네카 우주는 큰 책 한 권이고 인생은 큰 학교다. – 임오당

그녀는 배가 잘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의 생일이 아닐까?하지만 몇 초 뒤 그는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서이만등대 남동쪽 12km, 오전 9시 48분이었다. 몸이 흔들리는 순간 조타실 내부의 윤곽이 이중삼중으로 흔들렸다. 시커먼 연기가 심해 조타실 앞 창문을 두드려 가렸다. 선교가 거대한 연기에 휩싸였다. 조타실 전원이 나가면서 깜깜한 방안에 연기가 자욱했다. 갑자기 바닥이 기울어져 그녀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으로 잡을 곳을 찾았다.몇 초 전에 갑판을 부수며 폭음이 터졌던 것이다. 쇠를 찢어 날려버리는 폭음이었다. 바로 옆에서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아 이게 웬일인가.

그는 컴컴한 조타실에서 빙글빙글 소리를 내며 마이크를 잡고 소리를 질렀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디스 피 하모니! 메이데이! 메이데이! 디스 피 하모니! 메이 데이! 메이 데이! 긴급 조난을 알리는 긴박한 목소리가 퍼졌다. VHF 16번, 근해의 모든 배를 운항할 수 있는 항무통신 채널이었다.선장은 조타실을 나서자마자 인원을 점검했다. 갑판장은요? 사고가 난 것 같습니다 12명만 모였고 4명은 실종됐다. 불과 몇 시간 전에 함께 출항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선장은 여학생 두 명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을 보았다. p72

구명조끼를 입은 선원들은 모두 물에 뛰어들어 불길에서 빠져나왔다. 그녀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22세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 죽을 위기는커녕 다친 적도 없었다. 승무원들이 배를 떠날 때마다 그녀는 죽어가는 것 같았다. 기름 연기가 그녀의 얼굴을 검게 칠하고 다시 칠했다. 옆에 선 실기사가 소리쳤다. 우리만 두고 가면 어떡해요!”

전 수영을 못해요! 어떡해요!멀리 헤엄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김학실은 이제 나도 똑같이 외친 줄 알았다. 그때 옆에 남은 선장이 소리쳤다. “나도 못해!” 그가 정말 수영을 못했어? 그들을 진정시키고 싶었던 것일까. 시간은 터지고 다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은 이제 함께 죽어야 했다.

그때 삭풍 속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여기 있어!’ 이거 잡아!’ 누가 배에 남아 있었는지 소리는 왼쪽 위에서 들려 그것이 윙브리지인지, 기운 선미 갑판의 왼쪽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했다. 심경철 2항사가 거기서 튜브를 던졌다.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단순하고 확실한 동작이었다. 여러분들이 살았으면 좋겠다그래서 이걸 드린다 그런 동작이었다. 누구나 기적을 원한다. 하지만 스스로 기적을 이루는 사람도 있다. 오렌지색 회색 띠 네 개가 늘어진 튜브는 분명히 눈앞의 바다에 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미련 없이 다이빙을 했다. 세 사람이 사과할 틈도 주지 않았다. 그리고 물밑으로 가라앉자 연꽃처럼 떠올라 튜브를 지나 헤엄쳤다.그에게도 구명조끼가 없었다.p77

거센 바람이 높은 파도를 때리며 공중에서 휘파람을 울렸다. 2항사가 목숨을 건졌다. 그녀 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앞으로는 운항실습이 아니면 연습 없이 태어나는 것처럼 인생에 실습은 없다고. 살아서 2항사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김영은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갑판에서 수면까지는 사람 키였다. 그녀도 생사의 기로에 몸을 던졌다.몸이 허공에 뜬 순간과 차가운 수면을 뚫고 나온 순간이 구별되지 않는다. 살아야 했고 긴박했다.김영은은 엄해서 물에 흠뻑 젖은 채 튜브를 먼저 잡았다. 그녀는 김학실의 튜브만 못해도 몸부림치자 끌어당겼다. 마지막으로 배에서 뛰어내린 이창무 선장이 건너와 튜브를 잡았다. 바다는 딱딱하고 끈기 있게 번지는 검은 기름막과 불길로 가득했다. 가랑눈이 녹듯 내리면서 재앙의 검은 연기가 산등성이처럼 거대하게 뿜어져 나왔다. 피하모니의 후미 갑판은 이미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p78

바닷물은 섭씨 7도, 물 위는 영하 7도였다. 몸은 견딜 수 없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36.5도의 체온은 서서히 내려가 15분을 넘으면 의식을 잃는다. 15분 그 안에 배가 올까? 우리를 도와줄 배가 10초도 견디기 힘든 이 바다를 가르고 그녀는 작업복 위에 점퍼를 입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피부가 얇아서 체온을 지킬 수가 없었다. 턱이 떨리고 위아래 이빨이 부딪쳤다. 타타타타타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입술이 푸른색으로 변해갔다. 추위는 얼음으로 살갗을 쓸고 피를 혈관에서 얼리는 것 같았다. 무게없는 눈가루가 날리고 강한 바람이 휘몰아쳤다.p79

살고 싶다는 소망은 끝이다. 몇 분 살아도 비관은 싫었다. 사는데 꽃이 간절하면 성에 그려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죽을 것 같았고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느꼈다. 그 느낌이 어렴풋이 스쳐 지나갔다. “이젠 안 될 것 같아. ” 선장이 목소리를 냈다. ‘힘이 다한’ 이마에 찡한 주름이 잡혔고 그의 눈은 조금씩 풀렸다. “힘내세요.조금만 참으면 돼요. 김영은이 말했다. 저기 구명정이 와 있어요. 기운 내세요.

가스운반선 가스파라곤호였다. 이 배는 박민 2항사, 구희병 2기사, 김창오, 조기수를 구했다. 그리고 이 배가 내려놓은 구명정이 피하모니가 침몰한 곳으로 나왔다. 반팔 티셔츠를 입은 조리장과 기관장을 구해내 튜브로 다가갔다.그들과 선장은 물 속에서 가장 오래 있었고 살 기회를 가장 마지막으로 맞이했다. 물에 뛰어든 지 40분이 넘었다. 구명정은 튜브 오른쪽으로 미끄러져 근처의 김영은을 주운 채 그대로 빠져나왔다. 파도가 거세 나머지 2명을 치지 않기 위해서였다. 배는 선회하여 잠시 후 돌아왔다. 그리고 김학실을 끌어올렸는데 그녀는 보트를 타고도 심하게 떨었다. 그녀는 ‘선장이 남았다’고 말했다. 배는 튜브가 있는 자리로 되돌아갔다. 처음에 그들이 잘못 본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면 잘못 찾아오기도 했고. 선장이 떠 있어야 할 그곳엔 튜브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근처에는 기름띠가 떠 있었다.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p83

구명정을 조종하던 선원이 “누가 남아 있었습니까?”라고 물었다. “선장님!” 하고 그녀들은 외쳤다. 잠시 물에 잠겼을 것이다. 선장님! 이들은 조금 전까지 서 있던 자리를 향해 소리쳤다. 배는 근처 바다를 몇 번이나 돌았고, 그녀들은 선장을 불렀다.그는 정신을 잃고도 기억날 것 같았다.조금 전까지 그가 옆에서 해 준 말들이 김학실의 귓가를 맴돌았다. 자, 조금만 참자.배가 우리를 향해 온다. 이제 얼마나 남았지? ………………………………………………………얼마나 남았지?그러나 인적 내수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길이 110m, 무게 5.544t, 의령 8년의 기름을 실어 나른 버피 하모니와 함께 선장은 임무를 완수했다. p84

몸의 온기는 아주 천천히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가슴 아픈 전갈을 들어야 했다. 튜브를 던진 심경철 2항사가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가스파라곤호가 주웠지만 구명조끼도 없이 헤엄치던 중 체온도 잃고 있는 힘을 다한 것 같다고 누군가 말했다. 그는 목포해양대를 졸업했으며 3년 의무승선 만기가 두 달 남아 있었다. 그는 착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 얼굴이었다. 두 달 전에 피하모니로 옮겨 실습생들에게 힘든 일은 없는지 항상 먼저 묻고 돌보던 사람이었다. p85

배에 함께 오른 16명의 선원 중 9명이 순직하고 7명만 살아남았다. 탱크가 폭발했을 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감식갑판수는 구명조끼를 입었지만 바다에서 숨졌다. 24세였던 이승호 3기사도 바다에서 찾지 못했다.

눈시울에 뭔가가 방울방울 맺혀 누운 그녀의 뺨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렸다. 그녀는 손으로 그 뜨거운 줄기를 닦아냈다. 눈물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연꽃에 떠오른 두 항구를 떠올렸다. 세계는 머무는 곳마다 배우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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