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문희 씨로 보험을 들려다 고시 위반으로 해지된 사례 오!문희_배우

<오! 문희>

관람일시 : 2020년 9월 5일 관람극장 : CGV 구로 관람 평점 : ★★

배우 나문희씨는 국민의 어머니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현재도 왕성한 활약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 ‘오!’ 문희>는 아마도 제작단계에서는 그녀의 이 ‘국민의 어머니’라는 지고한 장점을 적극 활용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치매라는 소재도 더해서 치매에 걸린 엄마라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려 웃음과 감동을 잘 접목시키려 했을 겁니다. 손자를 끌고 도망친 뺑소니범을 목격한 유일한 증인인 치매 노인의 이야기는 확실히 아슬아슬한 대목입니다. 웃으면 민망하고, 그렇다고 심각하게 가려고 하면 제작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동안 제작진의 그런 고민들이 읽힙니다. 하지만 이 영화 <오! 문희>는 그냥 고민으로 끝납니다. 절대적 위치의 배우 나문희 씨와 그의 아들로 출연한 배우 이희준의 찰떡모자 연기는 분명 일품이지만 어설픈 에피소드 간의 연결, 엉뚱한 반전으로 불성실해진 스토리는 두 사람의 연기에 종종 스크래치를 입힙니다. CGV 아트하우스는 꽤 큰 배급사로 보이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는 불같은 성격으로 손님들의 불만이 높은 두 사람이지만 집에서는 훨씬 작은 딸 바보, 치매 엄마를 돌보는 가정적인 남자입니다. 어머니의 오랜 치매에 지쳐 있지만 엄마 말은 짜증이 나도 그 속에는 효심이 담겨 있어요. 그러던 중 외동딸 보미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어요. 딸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는 기억이 깜빡이는 엄마와 옆에서 늘 컹컹 짖기만 하는 앙숙뿐이었습니다. 보미 양은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병실에서 하염없이 잠만 자고 사고는 사고대로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해 두 원의 마음은 더욱 조급해진다. 게다가 왔다 갔다 하는 엄마의 기억력을 믿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잠시 기억이 돌아온 어머니는 사고 당시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하고, 두원은 어머니를 믿고 어머니와 함께 뺑소니범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 제목이 ‘오 문희’입니다 배우 나문희 씨의 이름을 그대로 캐릭터에 붙인다는 것은 배우 나문희에게 크게 의존할 것이고, 국민의 어머니가 되어 있는 배우 나문희 씨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그만큼 배우 나문희 씨의 존재는 적어도 어머니로서 절대적이고 제작사 입장에서는 아주 안전한 보험과 같은 의미가 될 겁니다. 거기에 치매까지 더해져 안 그래도 치매 연기를 많이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녀의 맹활약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컸던 거죠. 하지만 이 영화 <오! 문희>는 제작진의 기대와는 달리 배우 나문희씨의 활약상은 잘 드러나지 않아요. 아니, 당연히 명연기를 하지만 한편으로는 허물없는 모습으로 일부 관객에게 비춰질 수 있어요. 왜 또 치매 엄마인가 싶어 부정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게다가 영화는 두 모자의 궁합 외에는 볼거리가 없기 때문에 그녀의 활약이 더 유감스럽게 생각되네요. 영화는 우연히 남발하고, 딸 보미의 습격을 받은 범인은 후반부 들어 그럴 줄 알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석대로 관객의 예상에 쫓깁니다. 어떻게 극중 주인공보다 관객들이 먼저 범인을 잡을 수 있게 해 놓았을까요? 어이어이.

제목은 ‘오 문희’로 배우 나문희 씨의 절대 모성애적 성격에 의지하고 싶었겠지만 이 영화는 오히려 배우 이희준의 활약이 더 두드러지는 것도 패착입니다 차라리 제목은 ‘오!’ 희준>또는 극중 캐릭터를 붙여서 ‘오! 두원’이라고 말할 걸 그랬나 싶을 정도였으니까. 전작 ‘남산의 부장들’에서 보여줬던 악역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네요. 한마디로 이 배우는 흥행성이 부족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연기 면에서 믿을 만한 배우가 됐다고 할 수 있어요. 딸은 딸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양쪽을 오가며 가족애의 모범을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요. 물론 배우 나문희 씨와의 궁합도 중요하죠. 하지만 이 두 배우의 열연에도 영화 <오! 문희>는 아까운 만드는 법이 정말 아깝습니다. 특히 <치매>는 앞으로 코미디 영화의 소재로 쓰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이 영화 <오! 문희>를 통해 굳어진 것 같네요. 적어도 저로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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