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체·입자물리학 100명 ‘중성미자 관측소 만들자’ 최준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 도쿄 가미오카(東大上 で)에서 살인.지난해 11월 초 류동수 한국천문학회 회장(울산과학기술원 교수)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물리학자와 천문학자 100명이 한국에서 전에 없던 빅사이언스(Big Science)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한국 중성미자 관측소(KNO)’ 실험이라고 이름 붙였다. 정부에 11월 말까지 보고서를 낼 예정이라며 다음에 (주간조선과) KNO 얘기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과학 분야 취재를 하면서 ‘KNO(Ko-rean Neutrino Observatory)’ 관련 자료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류 회장의 제안은 놀라웠다. KNO 관련 세미나가 이미 경북대 등에서 열렸고 대구 비슬산이 중성미자 관측소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 특히 KNO 프로젝트 이면에 그렇게 많은 입자물리학자와 천문학자가 있는지 몰랐다.
●추진단 정부에 보고서도 이미 제출
지난해 12월 14일 4명의 물리학자와 천문학자가 그동안 진행된 KNO 구상을 주간조선에 밝혀왔다. KNO를 처음 구상해 학계의 의견을 모아온 핵심 인물이다. 천문학자로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류동수 교수(한국천문학회 회장)와 경북대 박명구 교수(한국천문학회 부회장), 물리학자 중에서는 성균관대 물리학과 유인태 교수(한국물리학회 부회장)와 서울대 김수봉 전 교수가 배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대면 좌담을 하지 못해 온라인으로 서로를 만나야 했다.
이들 과학자가 정부에 제출한 KNO 관련 기획보고서 작성 책임자는 유인태 교수다.유 교수는 지난해에는 한국물리학회 입자물리분과 위원장으로, 올해는 한국물리학회 부회장으로 일한다. 유 교수는 “KNO 건설 비용은 35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공사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50만 t 규모의 아주 깨끗한 물이 담긴 중성미자 망원경(검출기)을 설치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지표면 1000m 아래에 공간을 만들고 이 중 대형 수조에 초순수수를 넣는다. 수조 안벽에는 3만 개의 광센서가 설치된다. 중성미자라는 입자가 물탱크를 지나면 물분자를 이루는 원자핵과 아주 가끔 반응하는데 이 신호를 광센서가 쥐게 된다.
▲ KNO 프로젝트 연구를 위해 열린 2018년 경북대학교 세미나.
대구 비슬산과 영천 보현산 지하상가 후보지
KNO 후보지로는 대구 비슬산과 함께 경북 영천 보현산 지하도 고려되고 있다.
유인태 교수는 “KNO는 경쟁국보다 우수한 차세대형 중성미자 검출기가 돼 중성미자 실험 분야에서 세계적인 발견을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중성미자 분야뿐만 아니라 고에너지 물리 분야, 나아가 기초과학 분야에서 한국이 획기적인 도약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성미자 검출기를 가지고 하는 연구 분야에서 천문학의 경우 △초신성 폭발 △중성자별 병합과 블랙홀 생성 과정과 같은 극한 우주 현상 △펄사(Pulsar)와 별 탄생 은하에서의 고에너지 천체 현상 연구를, 물리학 분야에서는 △중성미자-반중성자 CP 대칭 깨짐 발견 △양성자 붕괴 탐색 △중성자 질량 순서 측정 △중성미자 진동 변환 상수 정밀 측정을 제시했다. 극한 환경에서의 생명체 연구인 우주생물학 연구와 지진 등 지질학 연구도 할 수 있다고 한다.
KNO추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의 중성미자 연구 경쟁은 치열하다. 1983년 가미오 칸데 실험을 시작한 일본은 2세대 실험(슈퍼-가미오 칸데)까지 마치고 3세대 실험(하이퍼-가미오 칸데) 시설을 2019년 짓기로 했다. 중국은 다야완 실험(2011년부터 실험 시작)을 매우 성공적으로 마쳤고 그 후속 실험인 주노(JUNO) 실험을 2015년 착공해 올해 데이터를 받을 계획이다. 미국은 남극점 부근에서의 아이스큐브 실험(2010년 12월 실험 시작)과 자국 내에서 구축 중인 DUNE 실험(2017년 착공, 2024년 1단계 가동 예정)이 유명하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지중해 심해에서 중성미자 실험(ANTARES 실험과 그 후속 실험인 KM3 NeT)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일본의 하이퍼카미오칸데 실험과 미국의 DUNE 실험은 각각 해당 국가 내 중성미자 분야의 핵심 프로젝트일 뿐 아니라 고에너지 물리 분야 전체로 봐도 핵심적인 대형 연구 프로젝트”라고 설명한다.
세계 각국의 중성미자 연구 경쟁 심화
한국에서 입자물리학자와 천문학자가 협력한 것도 세계적인 연구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중성미자 관측소 시설을 이용해 중성미자 물리학과 중성미자 천문학을 연구하자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한다. 류동수 한국천문학회 회장은 “천문학 입장에서 보면 특히 다중신호천문학의 일환으로 중성미자천문학이 부상하고 있어 한국이 현 시점에서 이 분야에 뛰어들기에 좋다”며 “KNO 프로젝트가 빠르게 정부 승인을 받아 한국이 경쟁국보다 뒤처지지 않도록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려면 KNO가 3~4년 안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KNO 실험이 필요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국 천문학은 지난 4050년간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장비 측면에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을 설치하는 데 금액이 많이 드는 문제도 있지만 장비 입지 문제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인구 밀집 지역이 많고 대기가 천문학 연구에 적합하지 않아 마땅한 장소를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중성미자 망원경은 한국에 설치하기에 적합하다. 지표 깊이 설치하는데 잡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암반도 안정적이고 유리하다. 중성미자 망원경을 설치하면 그동안 한국 천문학이 장비 면에서 선도국을 따라잡는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뀔 수 있다.
류동수 교수는 국제천문학의 흐름과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천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려는 ‘다중 신호 천문학’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에 따르면 천문학자는 천체에서 나오는 다양한 정보를 받고 그 천체를 이해하려고 한다. 가장 오래 전부터 천문학자들이 이용한 천체 관련 정보는 빛, 즉 전자파다. 천체가 내는 빛을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이다. 빛을 보는 광학망원경 이후에 나온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천체가 내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전자파를 볼 수 있는 망원경이다. 예를 들어 X선 망원경, 자외선 망원경, 적외선 망원경, 전파 망원경이 그것들이며 이 장비가 나와 천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 일본 J-PARC에서 중성미자 빔을 만들어 HK(하이퍼 카미오카데)를 향해 쏜다. 이 빔은 한반도 남쪽으로 날아온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중성미자 망원경
중성미자 망원경은 중력파 망원경과 함께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장비다. 중력파는 예를 들어 블랙홀 두 개가 합쳐질 때 강하게 나오고 중성미자는 초신성 폭발과 태양, 그리고 고에너지 현상의 결과로 다양한 천체에서도 나온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으로 천체의 신호를 포착하려는 것이 다중 신호 천문학이다.
박명구 경북대 교수(한국천문학회 부회장)는 이와 관련해 빛으로 우주를 관찰하는 것은 이미 연구가 무르익었다. 현재는 중력파 관측이 뜨겁고 중성미자 천문학은 앞으로 뜨거워질 분야다. 앞으로 떠오르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중성미자 천문학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중성미자망원경을 설치하면 중성자별 형성 과정, 초신성 폭발,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펄서, 초신성 잔해, 별 탄생 은하도 연구할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중성미자 망원경을 통해 궁금한 게 많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중성미자천문학을 하기에는 한국이 최적”이라며 “중성미자천문학이라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물을 길어 이 물을 한없이 바라보는 것이다.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가 지하 수조 내 물과 반응해 빛이 나타나는지를 지켜보면 된다. 광신호가 나올지는 광센서를 설치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아게오 칸데 실험의 확대판
한국의 KNO는 일본의 가미오 칸데 실험의 확대판으로 볼 수 있다. 가미오 칸데 실험도 천문학과 입자물리학 두 분야를 아우르며 일본에 두 차례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했다. 1세대 신오칸데 실험은 중성미자 천문학 부문의 실적을 인정받았는데, 초신성 폭발에서 나온 중성미자를 관측해 중성미자 천문학 시대를 열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은 중성미자 물리학 분야 연구가 평가됐다. 2세대 실험인 슈퍼-카미오칸데 실험이 공로자였다. 슈퍼-가미오칸데는 ‘중성미자 진동(Oscillation)’이라는 현상을 관측해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고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중성미자가 질량이 없다는 기존 입자물리학 지식을 뒤집은 실험이었다. 결국 일본 정부가 연구비를 투자해 새로운 실험을 할 때마다 도쿄대 물리학자들은 노벨상을 받을 정도의 실험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가미오 칸데 실험은 도쿄 대학 우주선 연구소가 주관하며, 실험 시설은 기후 현 히다 시라는 곳의 광산 지하 1000m에 위치하고 있다.
KNO추진단이 KNO가 들어설 후보지로 대구 인근 비슬산과 영천의 보현산을 고려하는 것도 하이퍼신미칸대 실험과 관련이 있다. 김수봉 전 서울대 교수는 “일본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 빔이 영남지역을 지난다. 그래서 영남 산들이 KNO 입지로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수봉 교수는 이어 “실험시설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가 아니라 다른 우주선(Cosmicray) 입자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지하 1000m로 들어가야 한다. 이 경우 높은 산이 있으면 유리하다. 땅속을 파고들기 쉽고 공사비용이 저렴하다. 조사 결과 비슬산과 보현산 등이 산의 높이와 암반 특성이 지하 실험시설을 만드는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중성미자 빔이 날아온다는 건 무슨 뜻일까? 김수봉 교수는 도쿄대 그룹이 진행하는 일본의 슈퍼-가미오카데 실험과 또 다른 일본의 실험인 T2K에 참여한 바 있다. 슈퍼카미오칸데는 앞서 언급한 바 있으므로 T2K(Tokaito Kamiokande) 실험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동해 마을이라는 태평양 쪽 해안도시에는 J-PARC라는 국립물리연구소가
▲ 도쿄 가미오카(東大上 で)에서 살인.지난해 11월 초 류동수 한국천문학회 회장(울산과학기술원 교수)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물리학자와 천문학자 100명이 한국에서 전에 없던 빅사이언스(Big Science)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한국 중성미자 관측소(KNO)’ 실험이라고 이름 붙였다. 정부에 11월 말까지 보고서를 낼 예정이라며 다음에 (주간조선과) KNO 얘기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과학 분야 취재를 하면서 ‘KNO(Ko-rean Neutrino Observatory)’ 관련 자료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류 회장의 제안은 놀라웠다. KNO 관련 세미나가 이미 경북대 등에서 열렸고 대구 비슬산이 중성미자 관측소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다. 특히 KNO 프로젝트 이면에 그렇게 많은 입자물리학자와 천문학자가 있는지 몰랐다.
●추진단 정부에 보고서도 이미 제출
지난해 12월 14일 4명의 물리학자와 천문학자가 그동안 진행된 KNO 구상을 주간조선에 밝혀왔다. KNO를 처음 구상해 학계의 의견을 모아온 핵심 인물이다. 천문학자로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류동수 교수(한국천문학회 회장)와 경북대 박명구 교수(한국천문학회 부회장), 물리학자 중에서는 성균관대 물리학과 유인태 교수(한국물리학회 부회장)와 서울대 김수봉 전 교수가 배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대면 좌담을 하지 못해 온라인으로 서로를 만나야 했다.
이들 과학자가 정부에 제출한 KNO 관련 기획보고서 작성 책임자는 유인태 교수다.유 교수는 지난해에는 한국물리학회 입자물리분과 위원장으로, 올해는 한국물리학회 부회장으로 일한다. 유 교수는 “KNO 건설 비용은 35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공사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50만 t 규모의 아주 깨끗한 물이 담긴 중성미자 망원경(검출기)을 설치하게 된다. 이를 위해 지표면 1000m 아래에 공간을 만들고 이 중 대형 수조에 초순수수를 넣는다. 수조 안벽에는 3만 개의 광센서가 설치된다. 중성미자라는 입자가 물탱크를 지나면 물분자를 이루는 원자핵과 아주 가끔 반응하는데 이 신호를 광센서가 쥐게 된다.
▲ KNO 프로젝트 연구를 위해 열린 2018년 경북대학교 세미나.
대구 비슬산과 영천 보현산 지하상가 후보지
KNO 후보지로는 대구 비슬산과 함께 경북 영천 보현산 지하도 고려되고 있다.
유인태 교수는 “KNO는 경쟁국보다 우수한 차세대형 중성미자 검출기가 돼 중성미자 실험 분야에서 세계적인 발견을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중성미자 분야뿐만 아니라 고에너지 물리 분야, 나아가 기초과학 분야에서 한국이 획기적인 도약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성미자 검출기를 가지고 하는 연구 분야에서 천문학의 경우 △초신성 폭발 △중성자별 병합과 블랙홀 생성 과정과 같은 극한 우주 현상 △펄사(Pulsar)와 별 탄생 은하에서의 고에너지 천체 현상 연구를, 물리학 분야에서는 △중성미자-반중성자 CP 대칭 깨짐 발견 △양성자 붕괴 탐색 △중성자 질량 순서 측정 △중성미자 진동 변환 상수 정밀 측정을 제시했다. 극한 환경에서의 생명체 연구인 우주생물학 연구와 지진 등 지질학 연구도 할 수 있다고 한다.
KNO추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의 중성미자 연구 경쟁은 치열하다. 1983년 가미오 칸데 실험을 시작한 일본은 2세대 실험(슈퍼-가미오 칸데)까지 마치고 3세대 실험(하이퍼-가미오 칸데) 시설을 2019년 짓기로 했다. 중국은 다야완 실험(2011년부터 실험 시작)을 매우 성공적으로 마쳤고 그 후속 실험인 주노(JUNO) 실험을 2015년 착공해 올해 데이터를 받을 계획이다. 미국은 남극점 부근에서의 아이스큐브 실험(2010년 12월 실험 시작)과 자국 내에서 구축 중인 DUNE 실험(2017년 착공, 2024년 1단계 가동 예정)이 유명하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지중해 심해에서 중성미자 실험(ANTARES 실험과 그 후속 실험인 KM3 NeT)을 하고 있다. 보고서는 “일본의 하이퍼카미오칸데 실험과 미국의 DUNE 실험은 각각 해당 국가 내 중성미자 분야의 핵심 프로젝트일 뿐 아니라 고에너지 물리 분야 전체로 봐도 핵심적인 대형 연구 프로젝트”라고 설명한다.
세계 각국의 중성미자 연구 경쟁 심화
한국에서 입자물리학자와 천문학자가 협력한 것도 세계적인 연구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중성미자 관측소 시설을 이용해 중성미자 물리학과 중성미자 천문학을 연구하자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한다. 류동수 한국천문학회 회장은 “천문학 입장에서 보면 특히 다중신호천문학의 일환으로 중성미자천문학이 부상하고 있어 한국이 현 시점에서 이 분야에 뛰어들기에 좋다”며 “KNO 프로젝트가 빠르게 정부 승인을 받아 한국이 경쟁국보다 뒤처지지 않도록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려면 KNO가 3~4년 안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KNO 실험이 필요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한국 천문학은 지난 4050년간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장비 측면에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을 설치하는 데 금액이 많이 드는 문제도 있지만 장비 입지 문제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인구 밀집 지역이 많고 대기가 천문학 연구에 적합하지 않아 마땅한 장소를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중성미자 망원경은 한국에 설치하기에 적합하다. 지표 깊이 설치하는데 잡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암반도 안정적이고 유리하다. 중성미자 망원경을 설치하면 그동안 한국 천문학이 장비 면에서 선도국을 따라잡는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뀔 수 있다.
류동수 교수는 국제천문학의 흐름과 관련해 “기술 발전으로 천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려는 ‘다중 신호 천문학’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에 따르면 천문학자는 천체에서 나오는 다양한 정보를 받고 그 천체를 이해하려고 한다. 가장 오래 전부터 천문학자들이 이용한 천체 관련 정보는 빛, 즉 전자파다. 천체가 내는 빛을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이다. 빛을 보는 광학망원경 이후에 나온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천체가 내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전자파를 볼 수 있는 망원경이다. 예를 들어 X선 망원경, 자외선 망원경, 적외선 망원경, 전파 망원경이 그것들이며 이 장비가 나와 천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 일본 J-PARC에서 중성미자 빔을 만들어 HK(하이퍼 카미오카데)를 향해 쏜다. 이 빔은 한반도 남쪽으로 날아온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중성미자 망원경
중성미자 망원경은 중력파 망원경과 함께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장비다. 중력파는 예를 들어 블랙홀 두 개가 합쳐질 때 강하게 나오고 중성미자는 초신성 폭발과 태양, 그리고 고에너지 현상의 결과로 다양한 천체에서도 나온다. 이러한 다양한 방법으로 천체의 신호를 포착하려는 것이 다중 신호 천문학이다.
박명구 경북대 교수(한국천문학회 부회장)는 이와 관련해 빛으로 우주를 관찰하는 것은 이미 연구가 무르익었다. 현재는 중력파 관측이 뜨겁고 중성미자 천문학은 앞으로 뜨거워질 분야다. 앞으로 떠오르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중성미자 천문학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중성미자망원경을 설치하면 중성자별 형성 과정, 초신성 폭발,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펄서, 초신성 잔해, 별 탄생 은하도 연구할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중성미자 망원경을 통해 궁금한 게 많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중성미자천문학을 하기에는 한국이 최적”이라며 “중성미자천문학이라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물을 길어 이 물을 한없이 바라보는 것이다.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가 지하 수조 내 물과 반응해 빛이 나타나는지를 지켜보면 된다. 광신호가 나올지는 광센서를 설치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일본 아게오 칸데 실험의 확대판
한국의 KNO는 일본의 가미오 칸데 실험의 확대판으로 볼 수 있다. 가미오 칸데 실험도 천문학과 입자물리학 두 분야를 아우르며 일본에 두 차례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했다. 1세대 신오칸데 실험은 중성미자 천문학 부문의 실적을 인정받았는데, 초신성 폭발에서 나온 중성미자를 관측해 중성미자 천문학 시대를 열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은 중성미자 물리학 분야 연구가 평가됐다. 2세대 실험인 슈퍼-카미오칸데 실험이 공로자였다. 슈퍼-가미오칸데는 ‘중성미자 진동(Oscillation)’이라는 현상을 관측해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고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중성미자가 질량이 없다는 기존 입자물리학 지식을 뒤집은 실험이었다. 결국 일본 정부가 연구비를 투자해 새로운 실험을 할 때마다 도쿄대 물리학자들은 노벨상을 받을 정도의 실험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가미오 칸데 실험은 도쿄 대학 우주선 연구소가 주관하며, 실험 시설은 기후 현 히다 시라는 곳의 광산 지하 1000m에 위치하고 있다.
KNO추진단이 KNO가 들어설 후보지로 대구 인근 비슬산과 영천의 보현산을 고려하는 것도 하이퍼신미칸대 실험과 관련이 있다. 김수봉 전 서울대 교수는 “일본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 빔이 영남지역을 지난다. 그래서 영남 산들이 KNO 입지로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수봉 교수는 이어 “실험시설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가 아니라 다른 우주선(Cosmicray) 입자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지하 1000m로 들어가야 한다. 이 경우 높은 산이 있으면 유리하다. 땅속을 파고들기 쉽고 공사비용이 저렴하다. 조사 결과 비슬산과 보현산 등이 산의 높이와 암반 특성이 지하 실험시설을 만드는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중성미자 빔이 날아온다는 건 무슨 뜻일까? 김수봉 교수는 도쿄대 그룹이 진행하는 일본의 슈퍼-가미오카데 실험과 또 다른 일본의 실험인 T2K에 참여한 바 있다. 슈퍼카미오칸데는 앞서 언급한 바 있으므로 T2K(Tokaito Kamiokande) 실험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동해 마을이라는 태평양 쪽 해안도시에는 J-PARC라는 국립물리연구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