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이번 방학에는 이상하게 과학 분야의 책을 읽고 싶었다.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가 자신의 일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순간 소년이 지나갔다.엉뚱하게 출발했다. 수업 중인 선생님이 갑자기 돌아서서 칠판에 매달려서 아무도 못 보게 하고 칠판에 뭔가를 표시했다. 재미있거나 반대로 성질이 급한 사람도 아니었고 담당과목조차 국영도 예체능도 아닌 지구과학이었다.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졸던 학생들도 눈을 떴을 때 선생님이 맨 뒤에 앉은 학생에게 물었다.제가 여기에 점을 몇 개 찍었죠?’한개입니다’ 맨 앞에 앉은 학생에게 똑같이 물었다.”두 개예요” 연주 시간이었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매년 한바퀴 돌고, 반대편 끝에 있을 때는 별의 위치가 조금 달라 보인다. 마치 왼쪽 눈만 뜨고 볼 때와 오른쪽 눈만 뜨고 볼 때, 책상 위의 물건의 위치가 달라 보이듯이 말이다. (중략) 거리와 각도, 시차를 설명하기 위해 칠판에 달라붙어, 모두가 보고 있지만, 아무도 볼 수 없게 하고, 두 개의 점을 칠판에 찍고, 두 개의 점을 칠판에다. 술이나 산해진미도 아니고 복권에 당첨되는 것도 아닌데. 그나마 아름다운 연주자를 만난 것도 아니고 그냥 연주 시간. 지난 십여 년간 일년에 예닐곱 반에서 똑같은 설명을 했을 텐데 어째서 연주 시차적 차이가 그 사람을 그렇게 즐겁게 하는지 무척 궁금했다.

심채경 박사의 학창시절 인상 깊었던 과학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다. 중년 교사의 눈에 소년이 지나가다니. 수업하면서 내가 즐겁고 재밌고 흥분된 적이 몇 번 있었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인류가 기록하고 남긴 역사는 물론 그 이전의 생명역사, 또 그 이전의 지구와 태양계의 형성, 마침내 우주 빅뱅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야말로 모든 ‘자연’의 역사를 두루 통찰하는 ‘빅 히스토리’의 거작이다. 천문학의 태동에 대해 설명하면서 점성술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별을 비롯한 다양한 천체에서 어원으로 하는 수많은 단어들을 설명한다. 우주 생명 얘기를 하면서 지구 생명에 대한 진화론의 역사를 설명하고, 캄브리아기의 대폭발을 논하며, 세포핵 속의 DNA인 뉴클레오티드까지 들어가 목성 대기로 빠져나간다. 한 지식의 젊음과 사유의 깊이가 그의 생물학적 나이라든가, 그가 태어난 후 지구가 태양 주위를 몇 바퀴 돌았든가 하는 것에 비례할 리 없지만, 우주와 지구의 역사, 생명의 탄생과 진화를 논하는 이 대작을 집필할 때 칼 세이건의 나이가 40대 중반에 불과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놀라운 일이다.(중략) 결국 한 번은 없다. 책에서 다루는 모든 분야에 대해 얕은 지식이라도 있으면 저자의 통찰력에 감탄하며 새로운 눈을 뜨게 된 데 대해 매 문장마다 감사하겠지만, 몇 문장이 지나면 어느새 한 명의 활자 중독자가 되어 눈앞의 글자를 읽으며 명상의 시간을 맞게 된다. 언제쯤 이 책을 읽는 동안 칼 세이건과 함께 감동에 빠질 수 있을까.

우리 책장에 쭉 꽂혀 있는 멋진 책, 코스모스. 매번 읽으려고 냈는데 몇 장 읽고 다시 넣어놓고 가끔 사진만 보는 책이 돼버렸다. 천문학자도 이렇게 읽기 어렵다지만 내가 못 읽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후후후

최고의 우주인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을 다룬 꼭지는 글 전체에 의미가 있다. 2006년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선발한다는 예능이 태어나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다. 나는 그 프로그램을 흥미롭게 보았다.최종 선발된 것은 남자 고산, 이소연은 예비 우주인이었다. 2008년 규정 위반으로 다카야마가 탈락하면서 이소연이 우주선에 오르고 우주비행선 안에서 이소연이 실험하는 장면과 인터뷰가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이후 지구로 돌아와 수많은 TV 프로그램에서 이소연의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우주인에 관한 기사를 읽은 게 먹튀 논란이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우주로 보냈지만 우주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로 유학갔다고 한다. 그게 전부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있자니 나는 무지했던 것 같다.

이소연은 예비 우주인이었다. 한국에서 처음 우주를 비행할 사람으로 결정된 사람은 체격도 좋고 매우 용맹스러워 보여 나중에 우주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직접 주인공으로 출연해도 좋을 것 같은 사나이 다카야마였다. 한국에서 손꼽히는 대학과 직장을 다닌 수재에 아마추어 복싱 선수였을 만큼 체력도 좋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그 옆에 여성후보가 함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참 좋았다. 우주인 선발 과정이 남녀 차별 없이 공정했고 그것이 변화된 한국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비행기 앞에 갑자기 우주인이 바뀔 때까지는.(중략) 다카야마가 이소연 씨에게 교체된 사건은 남자의 자리를 여자가 대신한다는 충격으로 번졌다. 이소연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생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우주정거장 실험을 수행하기에 최적의 전문가라는 점은 쉽게 무시됐다. 많은 사람이 놓쳤지만 우주인 프로젝트의 명목상 목적은 우주정거장 과학실험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우주실험을 수행하는 사람이 마침 학계에서 과학을 하던 사람이라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행운은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다카야마는 보안규정 위반으로 탈락했다고 한다. 외부로 유출해서는 안 될 정보를 외부로 가져가서 탈락. 갑자기 예비후보에서 우주인이 된 이소연 씨는 당황했을 것이다. 우주인이 사용하는 물품-즉 고산이 사용하는 물품은 이미 우주로 보내진 뒤였다고 한다. 그래서 몸에 맞지 않는 고산 우주복을, 고산 용품을 사용해야 했던 것이다. 그는 이어 우주정거장에서 실험하는 이소연에 대한 기사에는 (우주에서는 얼굴이 붓는 게 당연한데) 외모 비하 관련 댓글만 난무했다.

러시아 측이 실험이 너무 많으니 줄이라고 요청할 정도로 살인적인 일정이었지만 처음 우주에 간 사람이 해냈지만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았다. 지구로 귀환할 때 궤도를 이탈해 죽을 뻔했던 극적인 이야기도 영화나 드라마로 재생산될 뻔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우주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소연은 11일간의 비행담을 대중강연에서 인터뷰에서 계약에 맞춰 수행했다. 우주에서 돌아온 지 4년이 지나 본래의 DNA를 다루는 공학 박사로 돌아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날이 발전하는 분야인데 몇 년씩 손을 놓았으니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우주인 이소연이 할 후속 프로젝트는 없었다. 우주인 프로젝트는 일과성 사업이었으니까.

고민 끝에 미국에 유학 온 이소연 씨에게 먹튀 비난이 쏟아졌다.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했을 때도 휴직기간이 만료됐고 마침내 한국항고우주연구원을 퇴사했을 때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공립과학고를 나와 국립한국과학기술원을 졸업한 경력까지 문제가 됐다. ‘그녀’를 고교부터 박사과정까지 국가 세금으로 키워준 것이 괘씸하다고 한다.

●이소연만 왜 이렇게 욕을 먹었어야 했나?

다카야마도 의무계약 기간을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우주인과 전혀 관계없는 분야로 유학을 떠났다. 지금은 3D 프린터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가 되고 있다는 그의 인터뷰 기사에는 사람들이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우주인 프로젝트에 들어갔다는 260억이니 300억이니 하는 혈세를 내라거나 우주개척의 가치와 비전을 스스로 확고한 신념으로 삼아 제2, 제3의 우주인이 배출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하라는 요구는 하지 않는다. 국가 차원의 후속 지원이 없다는 이유로 뱀 껍질을 벗듯 우주인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렸다는 비난은 전적으로 이소연의 몫이었다.

같은 비용으로 훈련을 받아 최종 선발됐지만 본인의 잘못으로 제외됐으니 다카야마가 책임질 부분이 더 크지 않을까.

난 몰랐어.몰랐다는 말을 비겁해.

우주인 이소연의 말에 이어 심채경 박사는 과학자가 아닌 ‘OL’로서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한다.

부모 중 한 명이 가사와 양육을 맡거나, 도우미를 고용하거나, 조부모 등 친척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자녀 한 명을 키우기가 이처럼 어려운 사회. 맞아, 현실이 그렇다고 백 번은 인정해 그것이 현실이지만 그것이 여성들의 문제로 인식되는 것은 슬프다. 직장에서는 그렇게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면서 가정에서의 의무는 가볍게 여기는 아이러니가 뭘까.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문화에 적응해 나가듯 워킹맘들이 자녀는?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려고 노력하듯이, 이들도 여성들 워킹맘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기 바란다.

명왕성이 사라진 몇 년 전 뉴스를 보고 가장 놀란 것은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사라진 일이다. ‘수금지화목토천해’ 까지라니!

본래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이었으나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의 투표 결과에 따라 왜소행성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수금지 화목토천해까지 지은 뒤 잠시 숨을 멈추게 하는 명왕성.이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명왕성을 134340 명왕성으로 표기한다. 어린 시절 태양계 행성의 머리글자만 따서 수금지 화목토천해명 순으로 외운 사람들에게 마지막 생명을 먹으로 처리해야 하는 당혹스러운 시대가 시작됐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진리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 과학의 매력일지도 모른다.과학 분야의, 그것도 천문 분야의 지식을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선택한 책. 천문 이야기와 함께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일화와 마음가짐, 연구원으로서 연구비를 타내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인다. 우주로 갈 때 행성 보호가 중요하고 (우주에서 지구로 가져오는 것만 조심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지구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꼼꼼하게 소독한다는 것, 한국이 발견한 별에 백두와 한라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신기하고 놀랐다.

천문학을 비롯한 많은 과학 분야가 국민 세금으로 연구비를 받고 있으며 과학계 종사자임을 밝히면 듣는 사람은 거의 오 하는 짧은 감탄사와 함께 이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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