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SF단편영화 ‘러브데스로봇시즌2’ 넷플릭스 오리지널 SF단편영화 ‘러브데스로봇시즌2’가 2021년 5월 14일 개봉했다. 지난 시즌이 너무나 황홀하게 SF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덕분에 이번 러브데스로봇 시즌2도 중박 이상은 칠 줄 알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만큼 재미있는 소재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생각보다 아주 짧은 러닝타임과 그래서 뭐라는 감상밖에 남지 않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물론 눈빛을 즐겁게 하는 영상미는 러브데스로봇 시즌1 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는 시즌2가 아니라 그냥 시즌1의 DLC 같은 느낌이랄까. 더구나 전편 19금에서 제작된 러브데스로봇 시즌1에 비해 시즌2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연령층이 하향 조정되면서 시즌1에서 보여줬던 과도한 하드코어적 액션이나 19금 수준에 맞는 금단 장면을 대부분 배제해 보는 즐거움을 줄였다. 시즌1이 18편이었던 것과 달리 러브데스로봇 시즌2는 총 8편이라는 절반 이상을 자른 작품 수도 그렇고, 기묘한 이야기 환상특급 같은 시리즈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소한 소재 역시 흥행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보여줄 건 다 보여주면서 뜨거운 시퀀스를 자랑하던 시즌1에 비해 참신함도 떨어져 마치 제작사가 바뀐 듯한 소소한 소재 역시 흥행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러브데스로봇 시즌1보다 훨씬 늦은 작품들로만 구성된 러브데스로봇 시즌2다.
러브데스로봇 시즌2 스토리 결말 1. 자동고객서비스(AUTOMATED CUSTOMER SERVICE)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로봇이 대신해주는 유토피아. 그래서 주인공 중년 여성은 청소를 대신해주는 로봇과 티격태격한다. 로봇이 계속 원치 않는 행동을 하는 바람에 화가 난 중년 여성은 자동 고객 서비스에 전화를 걸면 로봇은 중년 여성과 그녀가 기르던 비숑프리제를 적으로 간주해 공격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 이웃에 살던 중년 남성이 들고 있던 더블배럴 샷건을 넘겨받아 로봇을 부숴버리기에 이르렀고, 결국 로봇을 만든 제작사가 중년 여성을 죽이기 위해 자회사의 모든 로봇을 동원해 그녀를 쫓는다. 자동고객 서비스는 평생 쫓기기 싫으면 유료 화이트리스트에 가입하라고 하지만 중년 여성은 옆집 남성과 함께 골프카트를 타고 도시 밖으로 나갔다 끝난다.
평소에 요가를 자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에피소드다.
자동고객서비스가 아닌 사람이 응대하는 고객상담은 6시간 14분을 기다려야 하는 미래사회.
그녀가 기르던 비숑프리제처럼 청소 로봇에 머리를 눌린다.
음파로 생명체를 폭발시키는 청소 로봇.
마치 지난 시즌 요그르트가 세상을 지배할 때와 비슷한 블랙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2) 얼음 (ICE)
얼음을 채굴하는 척박한 행성에서 지구로부터 이주한 세지윅은 자기 혼자서 몸을 개조하지 않은 유일한 인간이라는 사실에 깊은 열등감을 느낀다. 앞서 오던 동생을 따라 얼음 밑에 서식하는 고래를 구경하러 가는 세지윅. 환상적인 애니메이션이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전혀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이다. 시즌 1원의 짐마 블루 같은 감독이 연출한 듯한 비슷한 화풍을 가진 애니메이션이다.
마치 ㄷㅁㅁ와 같은 것을 씻으면 주변의 모든 것이 환상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영화 ‘퍼시픽 림’에 등장한 카이쥬 같은 고래의 모습
3. 팝쿼드(PIP SQUAD)
영원히 살면서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된 미래. 불법적으로 아이를 낳는 번식자들을 처리하는 경찰 브리그스는 아이들을 죽이는 데 넌더리가 난다. 20년이나 한 곡의 오페라를 연습했다는 그의 애인 엘리스는 옛날 같으면 브리그스와 결혼해 그의 아이를 낳았다고 말하지만, 영원히 살 수 있는데 왜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회춘 시술을 받는다. 브리그스는 전날 처리한 아이가 갖고 있던 공룡 인형의 출처를 따라가고, 번식자인 여성을 만나 그녀의 집에서 그녀가 설파하는 아이를 낳고 키우는 즐거움에 감복하며,(?) 그녀와 아이를 살리게 된다 그러나 밖에 나가보니 브리그스의 파트너가 그를 미행하고, 곧 두 명의 경찰은 서로 총을 쏘면서 에피소드가 끝난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1982)의 오마주가 상당히 많이 들어간 작품이지만 러닝타임이 너무 짧아 오마주만 남발하는 바람에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작품이 됐다. 하지만 그래픽은 그래도 좋다.
주요 캐릭터에 눈이 먼 동양인을 꾸준히 배치하는 것은 PC의 일환으로 보인다.
200년 이상 살면서 아이의 삶의 의미를 찾은 번식자 여성.
브리그스 파트너와 사이좋게 총알을 한 발씩 나누어 먹었고 둘 다 죽음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를 맞는 브리그스의 모습은 블레이드 러너 안드로이드 로이의 마지막과 비슷하다.
그래픽은 정말 미쳤어
4. 황야의 스노우(SNOW IN THE DESERT)
사막에 점철된 작은 행성에서 주인공 스노우는 데드풀처럼 몸이 계속 재생되는 불로불사의 몸을 가진 인간이다. 그래서 주변에서 스노우의 고환을 노리고 영원불멸의 유전자를 가로챈다는 현상금 헌터가 많을 정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를 돕는 히럴드라는 여자가 그와 동행해 자신이 지구 중앙정보국에서 파견된 요원이고 스노우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포섭하길 바란다며 스노우를 따라다닌다. 한편 베리스라는 현상금 헌터가 스노우의 집을 습격해 서로 삐걱거리는 사이 히럴드 덕분에 목숨을 건진 스노. 그는 과거 사고를 당해 강화된 사이보그의 몸을 손에 쥔 요원이었던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왔다는 공통점을 찾아 사랑을 나눈다.
러브데스로봇 시즌2 중 가장 깨끗한 기승전결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구에서 주문한 싱싱한 딸기를 좋아하는 스노우
이곳의 태양은 모든 것을 태워버리므로 밤에는 특수 텐트를 치고 자야 한다.
집에 돌아온 스노우는 지구에서 온 싱싱한 딸기를 우물우물♥
15세 이상 관람가… 너무해…
5 . 풀숲 ( THE TALL GRASS )
대공황 이전 주인공은 열차 객실에서 신문을 읽다가 갑자기 급정거하는 열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운다. 차장은 담배는 피워도 되지만 너무 멀리 가지 말라고 주인공에게 가르치지만 풀숲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주인공은 호기심에 따라 풀숲으로 들어간다. 이윽고 땅 속에서 나온 구루를 보면 겁에 질려 허겁지겁 전철로 도망치는 주인공. 그러나 풀숲의 초장이 너무 높아 기차를 찾을 리가 없다. 결국 차장 덕분에 목숨을 건지게 되고, 차장은 이 주변을 지날 때 누군가 전차를 의도적으로 세운 것 같다며 야릇한 이야기를 주인공으로 해주면 작품이 끝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환상특급 등이 떠오르는 담백한 애니메이션이다. 괴물들의 모습 덕분에 러브크래프트 작품도 엇갈리는 작품.
애니메이션 기법이 꽤 좋아.
꼭 누가 하지 말라는 말을 해줘야 주인공이지
주인공이 내려간 풀숲에는 기괴한 생명체가 땅을 파고 올라온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내용
일레븐을 부르다.
6. 집안일 (ALL THROUGH THE HOUSE)
남매는 선물을 두고 가는 산타클로스를 직접 보기 위해 잠들지 않고 거실로 내려간다. 그러나 양말을 걸어놓은 거실에는 산타가 아니라 어떤 괴물이 있어 남매는 숨도 못 쉬고 너무 무서워 도망가지 못하는데 이내 착하지~하며 입속으로 선물 상자를 뱉어내 아이들에게 준다. 아주 무시무시하게 생긴 괴물이지만 설정이 너무 재미있어 이게 뭐야 하고 웃음이 나왔던 일화였다.
거의 스톱모션 어니메이션처럼 처리된 작품
아이들을 고함치던 이 괴물은 곧 아이들의 냄새를 맡고 선물을 토해낸다.
외계인을 닮은 오마주 신인데 혀를 날름거리는 괴물이 좀 귀엽다.
나 이거 안 되겠어
7. 생존의 공간(LIFE HUTCH)
우주에서 적과 대치하다 달과 비슷한 환경의 행성에 불시착한 주인공. 그곳에 있는 ‘생존의 공간’에 들어가지만 안에 있던 로봇이 오작동을 일으켜 주인공을 위협한다는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강아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고양이였던 로봇을 손전등으로 부숴버리는 해괴한 내용이었다. 한심한 SF작품에 딱 달라붙는 물음의 그래서 뭐지?가 잘 어울리는 조잡한 작품.
손가락이 왜 이래
8. 거인의 죽음 (THE DROWNED GIAND)
바다에 떠내려온 남자 거인의 시신에 관한 이야기다. 처음에는 구경꾼들이 모두 거인을 경이적으로 쳐다보았지만 시간이 지나 거인의 몸이 부패하자 사람들은 시신에 낙서를 할 뿐 아니라 시신의 부위를 하나하나 잘라낸다. 주인공 과학자는 죽은 거인이 살아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조만간 거인이 부활해 바다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는 스토리를 담았다. 거인은, 마치 현대 사회의 억눌려 온 고래같기도 하다. 온화하고 고퀄리티의 영상미를 자랑하는 러브데스로봇 시즌2의 유일한 작품이기도 하다.
러브데스로봇 시즌2 후기 내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러브데스로봇 시즌1의 단편을 좋아했던 것은 전에 본 적도 없고 심지어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이야기를 화려한 영상미와 함께 철학적 메시지까지 거의 완벽하게 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러브데스로봇 시즌2는 전에도 말했다. 시피 그저 그런 이야기와 오마주로만 점철된 스토리라인, 그리고 맥거핀 남용만 남긴 작품이 주를 이룬다. 어디서 많이 본 얘기요, 기승전결을 제대로 쌓지 않은 덕에 볼일 보고 물 안 흘려보낸 작품이라고나 할까.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필립K 딕 작가의 SF단편만으로 구성해 만들었어도 올 시즌 두 작품보다 훨씬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시즌이었다. 2022년에 「러브데스로봇」시즌 3도 만들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때는 부디 시즌 1을 떠올리며, 19금에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단편을 피로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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