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이어 남매가 둘 다 대장을 떼야 한다고 하니 어머니의 속마음은 말이 아니었다.
13년 전 갑상선을 뜯고 8월 급성 담낭염으로 담낭을 뜯고 4개월 뒤 대장까지 뜯어내야 하는 내 마음도 말이 아니었다.이렇게 텅빈 속에서 앞으로 5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정말 괜찮을까..웃음
8월에 광복절 연휴를 잘 보내는 순간 열이 조금 올라 속이 쓰렸다.그래서 연휴가 끝나자마자 집 근처 병원에 갔는데 39도 고열이면 코로나 선별진료소를 가야 했다.
엄마는 혹시 모르니까 다니던 병원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일산에서 서초까지 남자친구를 불러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에 갔다.(사실 이모가 서울성모병원 코로나 선별진료소 간호사였는데 선별진료소에 오면 빨리 검사해서 점심때쯤 결과가 나오게 해준다고 하는데 말을 몰라서 응급실에 간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가 응급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 격리병동에 입원해 코로나19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혼자 격리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잠시 기다려놓고 다시 선별진료소 가서 코로나 검사하고 집에 가서 자가격리 했는데… 딱히 진통제나 해열제 처방도 안 해줘서 집 근처 약국에서 진통제나 위장약, 체온계를 사서 밤 11시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버티다가 11시에 음성메시지를 받고 다시 응급실행…(울음)
그 사이 나는 황달도 생겼고 소변색도 주황색이었다.. 응급실에서는 간염이 의심된다며 바로 입원 ‘당했고’, 게다가 간호간호통합병동이라 응급실에서 휴대폰 충전기를 들고 부모님 없이 혼자 입원했다.
다음날 엄마가 병동 앞에 입원 짐을 두고 가서 간호사에게 전달받았고 간염은 치료제가 없대.ㅋㅋㅋㅋ그냥 간염식 먹으면서 간 수치가 떨어질때까지 기다려야된다고..
사흘 내내 혈액검사를 하면서 수치를 관찰했는데 3일이 지나도 간 수치가 떨어지기는커녕 점점 올라갔고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서울성모병원에는 입원의학과가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입원의학과 선생님은 저에게 간염인데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 원인을 모른다는 말만 반복해 인라 이후 입원의학과에는 별로 믿음이…)
결국 외래로 간 초음파 검사를 받으러 갔고 간에는 염증이 없고 몇 시기가 이상하다고 소화기내과 교수가 옆 레지던트? 펠로우? 선생님과 수군거렸기 때문에 병실에 올라가자 입원의학과 교수(?)가 간염이 아니라 담낭염이라고 한다.수술해야 해요.담낭염이라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저는 지금 부모님 없이 혼자 있을 뿐.간염이라고 해서 3일간 병원에 입원시켜놓고 피만 빼고 갑자기 담낭염과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한마디 했잖아요.담낭염인 게 확실해요?수술을 해 보았습니다만, 담낭염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담낭염이 확실하대.그래서 나는 다음날 바로 담낭을 뜯겼어.내 소식을 들은 아주머니가 한마디 했다.쓰라린 나이야. 맞아.나는 갑상선이 벗겨지고 쓸리고 대장이 벗겨지는 해였다. ㅋㅋㅋㅋㅋㅋ 없어도 다 먹고 살려면 문제없었어.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ㅋㅋ
지난 12월 대장 선절제술을 받으면 복부에 상처가 많이 생길 텐데… 쓸면 또 흉이 생길 것 같아 주치의 선생님께 “혹시 정형외과에서 상처 없이 수술하면 안 되냐”고 했는데 갑자기 흉터를 3개 내고 퇴원했다.
안녕! 쿨플렙산&코리도산의 시간은 금방 지나 입원일이 되어, 만약.나 심심할까 봐 제대로 입원해서 놀 것도 가져갔어.
병실은 그동안 늘 5인실을 써왔지만 아무래도 큰 수술이기도 하고 담낭염으로 입원했을 때 옆 침대 할머니의 20시간 통화로 인해 수술 후 통증+소음으로 고생이 많았지만 다른 병동으로 달아난 것을 교훈 삼아 2인실에 입원했다.
13년간 끌어온 수술, 매일 연명해온 대장내시경 검사를 마무리하는 여정이라 그런지 조용한 2인실이라 그런지 흉터만 작을 뿐 장기 하나를 통째로 꺼내는 대형술인데 나는 그저 여유롭고 편했다.ㅋㅋㅋㅋㅋㅋ
(+미필적 남자의 경우는 완전히 군 면제다. 기초교육도 받지 않는다.그만큼 큰 수술이라는 거야. 내 남동생은 20살?21세 미만 때 수술을 받고 군대에 가지 않았다.그래서 철이 안 들었나…?
대장 전 절제 수술을 비롯한 질병군 면제는 아래 별표를 확인하면 된다.
별표·서식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시행 2021.7.29.][국방부령 제1061호, 2021.7.29., 일부개정] 별표·서식비교선택 www.law.go.kr
어쨌든 나는 링거를 맞은 손으로 아이패드로 그림도 그리고 뜨개질도 했다.간호사 선생님이 링거를 맞은 손으로 뜨게 될까요?하지만 난 해냈어(웃음) 확실히 타임랩도 찍어봤어~(+지켜주지 못해서 쌩얼)
저녁에는 대장을 비우는 약을 가져다 주셨는데 대장을 떼어내면 평생 설사를 해야 하고 항문 가려움을 달고 살아야 하는데 가족성 선종성 용종을 달고 태어난 저는 이제 쿨플렙산이나 코리도산을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된다.로 충분히 보상받았다.
아무리 10년 넘게 4리터의 소금물→오렌지 향이 나는 짜지 않은 소금물로 발전해도 4리터의 물을 마시며 하루 종일 화장실에 가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니까.
내 인생의 마지막 코리도산약 복용 안내문의 대장암 환자라는 문구는 섬뜩했다.’내가 이 수술을 받지 않으면 나는 10년 후에 대장암/직장암 환자로 여기 와 있겠지?’ 하면서
저희 아버지도 그랬다고 했고 6년 전 동생도 그렇고 수술 전에는 물론 수술이 끝나고 방귀가 나올 때까지 병원에서는 물 한 잔도 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대장전 절제술을 해도 굶지 않는다!서울성모병원 대장암센터는 ERA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위장에 나머지가 남지 않는 유동식을 제공해준다.공복기를 줄이는 것이 회복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옆에서 아버지와 남동생이 한마디 했다.세상 좋아졌네.완전 꿀이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는 환자가 진료과, 클리닉, 전문센터의 의료진 정보를 통해 진료 예약을 할 수 있으며 예약, 검사, 처방 등의 내역을 볼 수 있는 진료 차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www.cmcseoul.or.kr
밤늦게 주치의 선생님이 오셔서 장기를 통째로 빼내는 수술이라 통증이 매우 심하다.통증 조절을 위해 수술실에서 복횡근막 차단술을 시행하고 PCA(버튼을 누르면 강한 마약진통제가 정해진 만큼 들어간다, 한 번 누르면 몇 분 동안은 눌러도 주사가 들어가지 않는다)를 붙이고 혈관에는 PCA보다 약한 마약진통제를 묻혀 병실로 올라온다고 설명해 사인을 받았다.수술은 4시간 걸린다고 한다.
신경을 차단하다니… 그렇게 아픈가? 이제와서 무서워졌어…
주치의 선생님이 찾아간 후 이번에는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전신마취를 하면 장시간 폐가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청색증을 유발하는 무기폐가 될 수 있다고 하셨다.무기폐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호흡을 크게 열심히 해야 한다고 수술을 마치면 이 기구로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이 기구는 호흡을 내쉬는 것이 아니라 들이마실 때 노란색 공에서 올라오고 노란색이 너무 올라가면 빨간색이 올라가고 노란색과 빨간색이 올라가고 파란색이 올라간다.생각보다 파란색 올리기가 쉽지 않아.수술하면? 더 힘들다.ㅎㅎㅎㅎㅎㅎ
그리고 또 하나 탈모를 해야 한다.완전충격 ………………………………………………………………………………………………………………………….
복부수술인데 왜 탈모를 하는지. 들었는데 해야 된대.병원은 관장이나 탈모도 셀프로 할 수 없다.간호사 선생님이 탈모크림을 친절하게 발라주면 10분 방치한 뒤 환자가 닦아낸다.그때 진짜 현자 타임이 왔어.
아무튼 그렇게 잘 준비를 마치고 수술은 다음날 아침 8시. 첫 수술이었다.
수술실에는 7시 반까지 내려 30분을 기다렸는데 가톨릭이 운영하는 병원이라 병원 안에 수녀님과 신부님이 계신다.수술실에도 수녀님이 계시는데 환자 개개인의 손을 잡고 기도해 주신다.
나는 무교하지만 수술실에도 담담하게 들어갔지만 수녀님이 하나님의 아버지, 서예지 자매가 무사히 수술받고 무사히~ 치료받고 건강한 생활하세요.하고 기도해 주시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8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진다.수술실을 지나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대기하는 그곳, 많은 환자들이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는데 그곳의 고요함은 정말 슬프다.

그렇게 8시가 되어서야 나는 수술실로 옮겨졌고, 눈을 떴을 때는 병실이었다.수술 예정 시간은 4시간이었지만 나는 6시간이 걸렸고 마취를 깨는 데는 2시간이 더 걸렸다.
수혈 받은 적도 없고 링거는 오른쪽에 묻히고 들어갔는데 수술을 마치니 오른쪽 등에 주사바늘 자국이 몇 개 생겼는데 뭔지는 지금도 모르겠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술이 끝난 뒤 2시간 뒤부터는 걷기를 해야 회복이 빠르고 소장이 몸 속에서 위치를 잘 잡을 수 있다며 깨어나자마자 엄마 손에 이끌려 병원 복도를 터벅터벅 걸었다.

복대는 필수다 복대를 해야 허리에 힘이 들어가 그래도 걸을 수 있다.환자마다 다르지만 병원에서는 한 달 정도는 복대를 할 것을 권한다.
예상보다 안 아픈 것 같아서 더 아팠어.걸을 수는 있는데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나는 다행히 장르를 달지 않아서 배액관 하나만 달아서 걷는데 방해되는 건 없었어.
계속 걸었어 엄마 손에 이끌려서많이 싸운 엄마와 (지금 생각하면 엄마도 딸이 큰 수술을 받은 것이 슬펐을 것이고 빨리 회복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을 텐데 수술한 것도 슬프고 아픈 것도 슬프고 엄마에게 정말 화가 났다.
엄마 미안…
입원 3일째, 올빼미족 나이이지만 늘 병원에 오면 종달새족이 된다.새벽 4시가 되자 간호사가 피를 뽑고, 5시가 되면 엑스레이를 찍으러 가야 했다.
그리고 이날부터 바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방귀는 안 나왔는데!!!ERAS 프로그램 만세!
하지만 소화기내과 입원자들의 식판은 정말 PURE다.너무 예뻐서 입맛이 없어…
배가 아파도 맛있는 음식이라면 아픈 걸 참고라도 먹었을 텐데…거의 남겼다.먹으면 배가 아프거나 해도 정말 맛이 없어서…
맛이 없었다
음식을 잘 먹고 수술 부위가 아프지 않고 잘 배설되는지까지 봐야 퇴원이 가능한데 내가 워낙 음식을 못 먹으니까 주치의 선생님이 유동식을 처방해 줄 테니 유동식이라도 먹으라고 했는데 그것마저도 먹기 싫어서 그 유동식은 다 집으로 가져왔고 결국 그것들은 쓰레기통에 ㅋㅋ 퇴원했더니 입맛이 솟았다.
수술 부위는 따로 꿰매지 않고 의료용 본드로만 마감돼 있고 배액관은 한 바늘 꿰매져 있었지만 배액관은 퇴원하면서 제거하기 때문에 퇴원 후에는 따로 드레싱을 할 필요가 없다.의료용 본드는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에
볼썽사나운 사진이 나옵니다. 아-
수술 흔적은 깨끗이 가라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T_T)다른 환자는 수술해준 교수님이 연고도 추천해줬다는데, 제 이윤석 교수는 쿨하게 알아서 약국에 가서 바르라고 했다.
궁여지책으로 벤투락스겔을 사왔는데…평소 워낙 귀찮아하는 성격이라 흉터 관리에 소홀해서 지금은..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작은 흉터는 검지 손톱 정도이고 오른쪽 아래 부위는 담당 교수님이 수술하신 분이라 가슴이 조금 크다.검지 한마디 정도?
흉터가 어둡고 착색된 점이 좀 억울해서.. 배꼽이 두껍게 열렸다. 배꼽 모양이 조금 변한 적도 있어 원래는 참외 배꼽이 아니었으나 수술하고 나서 참외 배꼽이 되었다.배꼽 속의 살이 잘 낫지 않아서 배꼽 안에 작은 구멍이 하나 더 생겼고.
그래도 정말 고마운 점은 수술 흉터가 정말 작다는 것이다.우리 가족의 경우는 아버지는 수술하신 지 25년이 지났고 동생은 6년이 넘었다.
아버지는 개복수술로 명치 끝에서 배 밑까지 큰 흉터가 있다. 20cm 정도?수술이 끝나고 중환자실에서 며칠간 회복돼 일반병실로 올라가야 했다.동생은 복강경 수술이었는데 배꼽 부위의 가슴이 78cm 정도 크다.
둘 다 방귀를 뀌기까지 굶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가슴이 전반적으로 3cm를 넘지 않았고 굶지도 않았다.
아버지와 남동생은 일이 거의 남지 않았는데, 나는 기름진 음식을 멀리해서 그런가? 직장 부위에는 용종이 없어 직장은 8㎝ 정도로 남길 수 있었다.
수술을 하면서 직장 내시경을 진행했고 직장이 깨끗한 것을 확인하고 최대한 남겨주셨다고 했다.덕분에 나는 둘에 비해 화장실에 상대적으로 적다. (하루에 5번?)
수술 부위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부터 아버지-동생-내 흉터의 위치를 꾸준히 대장내시경을 해와 수술을 늦출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리며, 좋은 의료 프로그램으로 수술 및 추적 관찰을 해주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대장암센터 이보인 교수, 이윤석 교수, 대장암 전담 간호사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나는 올해 6월에 경과를 보기 위해 복부와 가슴 CT를 찍고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을 했다.
내시경 결과상 십이지장에 선종이 있고 위에 용종이 있다.선종은 내버려두면 암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이즈를 좀 더 크게 해서 내년에는 아마 다시 ERCP를 해야 할 것 같고.
CT상에서 복부 림프선이 커지고 있다고 해서 12월에 다시 CT와 직장 내시경을 하러 가야 한다.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은 대장을 떼어낸다고 대장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가장 큰 위험에서 벗어나 가장 번거로운 검사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은 대장전 절제술인 것은 분명하다.
위, 십이지장, 직장까지 다 떼고 살 수는 없으니까 – 요즘은 워낙 의학 기술도 발전했고 유병장수 시대니까.
지금에 감사하며 나는 잘 지내고 있어.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고 운동도 배우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아픈 몸임을 이해해 주고, 우리 아이 또한 아픈 것을 이해해 준 남편을 만나 즐겁게 신혼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은 아기가 아파도 두 살에 만나고 싶다고 했다.하지만 병의 원인을 가진 나로서는 내 아이가 나 때문에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아이의 계획을 포기하고 있다가 우연히 알게 된 PGD 검사를 통해 시험관아기에 도전할 계획을 세우게 됐다.시험관 아기 시술은 여성에게 정말 힘든 일인 건 알지만 이 유전병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정말 고마운 일이어서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
가족성 선종성 용종을 비롯한 많은 유전질환이 있는 환자들도 나와 같은 희망을 갖고 PGD에 도전하기 바란다.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