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넷플릭스의 드라마 ‘루시퍼(Lucifer)’의 마지막 시리즈가 공개됐다. 그토록 기다리던 드라마지만 에피소드 10편을 주말 이틀 동안 보고 말았다. 루시퍼의 마성을 견딜 수 없다.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루시파 장면을 골라봤어
-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된 루시퍼와 클로이
시즌6의 세 번째 에피소드 야바 디바 설마에서 루시퍼와 클로이는 루시퍼가 가장 증오하는 사람을 찾아 지옥으로 간다. 그 사람의 지옥의 굴레를 끊기 위해 문을 여는 순간 루시퍼와 클로이는 만화 속 캐릭터로 변해 버렸다. 트레일러에도 미리 공개됐던 장면이지만 다시 봐도 역시 루시퍼답다. 진지한 추리물이 갑자기 애니메이션이 되다니.
일반 드라마에서 갑자기 애니메이션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루시퍼라면 가능하다. 시즌5 때는 한 가지 에피소드를 뮤지컬로 가득 채운 전적도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 성우가 돼 킬킬거렸을 두 배우를 상상해봤다. 나라도 우스워 죽겠다.
그렇다고 시즌5 단체 군무씬의 임팩트를 이길 수는 없다. 그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야. 내가 루시퍼를 좋아하는 이유는 범죄, 스릴러, 로맨스는 물론 코미디이기 때문이다. 이런 루시퍼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니 안타깝다.
2) 트릭시가 단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
트릭시 귀여운… 언니가 초코 케이크 사줄게부드러운 모찌트릭시는 언제 나와도 임팩트가 크다. 존재만으로도 귀엽기 때문이다. 시즌1부터 간간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어머니의 미소로 만들었던 트릭시는 어느새 이렇게 커서 과학캠프에도 다니고 있다.
트릭시의 활약은 시즌6 에피소드9 <헬로, 루시퍼>에서 특히 빛나는 유령이 되어 지상을 헤매던 트릭시의 아버지 댄은, 우연히도 본인을 살해한 범죄자의 몸에 빙의되어, 그 몸으로 트릭시를 찾는다. 트릭시는 범죄자의 몸에 아빠가 있는 줄 꿈에도 모르고 애매하게 아빠에 대해 얘기한다.
트릭시 아빠는 세계 최고의 아빠였어라고 댄 그러려고 했지, 그래도 실수를 많이 했잖아.’트릭시’ 실수는 누구나 하겠습니다 아버지는 실수도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어요. 실수를 해야 배우고 나서 더 잘할 수 있거든요.”
댄은 경찰로서는 안 될 수도 있었지만, 트릭시의 롤모델이 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트릭시의 속마음을 들은 댄은 죄책감에서 벗어나 천국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아름다운 트릭시한 말에 눈물을 흘리며, 천국에서 샬롯을 만나 행복해진 댄을 보고 다시 바지를 흘렸다. 우리 바보같은 하늘나라에서는 꼭 행복하기를.
3. 죽은 뒤 루시퍼 따라 지옥가는 클로이
우리의 사랑 포에버
시즌6 에피소드 10 『우리는 끝까지 동반자』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장면을 명장면으로 택할 것이다.
클로이는 사후세계에서 아메나지에르를 만난다. 이제 집에 갈 준비가 됐느냐는 아메나디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메나디엘의 손을 잡는다. 화면이 바뀌고 지옥을 비추고 희대의 명곡 My Chemical Romance의 <Welcome to the Black Parade>가 나온다.
When I was a young boyMy father took me into the cityTo see a marching band
내가 어렸을 적에 아빠는 행진 악단을 보여 주려고 시내로 데리고 나갔다
He said , ” Son , when you grow upWould you be the savior of the brokenThe beaten and the damned ? “
아버지는 말했다. “아들아, 네가 크면 짓밟히고 저주받은 자들의 구원자가 되어 주지 않겠니?첫 가사를 듣자마자 울컥했어. 이보다 더 루시퍼를 설명해 줄 음악이 있을까. 루시퍼는 신의 자리를 버리고 크로이와 로리도 포기하고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지옥으로 내려갔다. 지옥에 있는 영혼을 구해 하늘나라로 보낼 수 있도록. 클로이도 루시퍼도 언젠가는 다시 만나 평생 함께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클로이는 지상에서 아이들을 돌봤고 루시퍼는 지옥에서 영혼들을 돌보며 앞만 보고 나아갔다. 심지어 클로이는 천국에 갈 자격이 있지만 루시퍼를 위해 지옥행을 택했다. 루시퍼가 있는 지옥은 클로이에게 천국이기 때문이다.
센 메로 클로이
유튜브에서 왜 이 곡을 선택했는지 제작자가 설명해 주는 인터뷰를 볼 수 있었다. 제작자 Ildy Modrovich는 4년 전 딸이 이 노래를 좋아해 우연히 듣게 됐고 듣자마자 루시퍼가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언젠가 꼭 이 곡을 만들어 보려고 기회를 엿보았는데 지옥 가는 장면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 쓰게 됐다고. 정말 어렵다면 엔딩 크레딧에 쓸 생각이었다고 한다. 제작자님 먼땅 한국에서 감사를 드립니다. 음악이 정말 딱 맞아요.
https://youtu.be/8in88Hnghf8 인터뷰 링크를 가져온 김에 인터뷰에서 나온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얘기하자면 시즌5를 마칠 때쯤 시즌6를 만들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시즌5가 아버지와 버림받은 아들의 이야기를 다뤘으니 시즌6는 반대의 상황을 만들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 루시퍼의 딸 롤리를 새로 등장시켜 누구보다 버림받을 줄 아는 루시퍼가 아버지가 돼 딸을 버리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한다.
롤리를 보신 분…
처음 로리가 등장했을 때는 미래에서 왔다고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루시퍼를 죽이는 데 화가 났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루시퍼가 위로해 줘서 나름대로 분위기가 좋았지만 또 내가 미래로 돌아가지 않는 걸 보면 난 아직 화가 났구나라며 관계가 원래대로 돌아가자 화가 났다. 아직 자아가 미성숙한 나이라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넓은 마음으로 견뎌냈다. 난 그때는 몰랐어.제작자 여러분이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리고 계시다니 루시퍼와 롤리의 관계가 틀어질수록 엔딩은 더 슬퍼졌다
이렇게 넷플릭스의 드라마 ‘루시퍼’는 끝났다 닫힌 결말 덕분에 행복하기도 했지만 미래는 자유의지가 결정될까, 운명이 결정될까? 저주받은 영혼도 구원받을까? 인종차별이 만연하고 부패한 조직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등 다양한 고민을 남겼다. 넷플릭스에서 앞으로도 <루시퍼>만큼 여운이 긴 드라마를 다시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