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판 <살인의 추억>? 쌍둥이처럼 닮은 영화들

<윤희에게>(왼쪽),<연애 편지>올해 부산 국제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행 공개된<윤희에게>를 위한 호평이 사람들의 입에 타고 전해졌다. 더구나 이 영화에 붙여진 별명이 “한국판<연애 편지>”이다. 흰 눈 경치 위에 선 배우 김·피가 카메라를 가진 스틸 사진으로도 짐작할 것인가. 겨울과 눈, 첫사랑과 편지는<연애 편지>를 연상시킨다<윤희에게>의 중심 주제이다. 실제로 몇몇 장면이<연애 편지>의 명장면을 상기시킨다는 관람객의 인상이 오가며 이…영철 평론가는 “<연애 편지>의 유산”이라는 일행 평을<윤희에>에 남기기도 했다. 이렇게 창작 과정에서 특정 작품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소재나 큰 틀의 유사성만으로 “한국판 OOO”,”해외판 OOO”라는 별명으로 불린 영화가 있다. 적잖은 사람들이 있는 영화에서 다른 영화의 기억을 불러내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비교 감상하고 보는 것도 흥미로운 게 아닌가. 한국판 해외 영화, 해외 버전의 한국 영화와 불린 4가지 사례를 모았다.

윤희에게 감독 임대형 출연 김희애, 김소혜, 송유빈, 나카무라 유코, 키노하나 개봉 2019.11.14.

윤희에게 감독 임대형 출연 김희애, 김소혜, 송유빈, 나카무라 유코, 키노하나 개봉 2019.11.14.

러브레터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공개

러브레터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나카야마 미호 공개

봉준호 <기생충> 클로드 샤브롤 <의식>

폰·주노”파라사이토 반 지하의 가족”한국 영화 100주년의 해에 의미 있는 선물을 남겼다”파라사이토 반 지하의 가족”. 영화를 위한 찬사와 질문이 쇄도하고 폰·주노 감독은 레퍼런스로 했다 몇편의 영화를 인터뷰를 통해서 밝혔다. 여러 언론이 주목한 작품은 한국의 고전기 감독 김·기 영 후기 영화”하녀””충녀””육식 동물”이다. 과연 계단의 시네마를 연 김·기 용의 후예답게<파라사이토>의 계단이 주는 상징적 의미를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보다 자주 이야기되지 않아 본 사람이라면 분명히 생각나지 않기 어려운 영화….샤부로루의 “의식”이 있다는 점.

클로드·샤부로루<의식>실제로 폰·주노 감독은 황금 종려상 수상 소감에서 앙리, 게오르기 오스와 클로드·샤부로루이라는 두명의 프랑스 영화 감독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있는 상류층 가정에 가정부로 취직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클로드·샤부로루의<의식>과 폰·주노의<파라사이토>은 자본주의가 낳은 계급 우화의 구조를 공유하는 하나의 영화다. 하물며 계단은 『 의식 』에도 나온다. 가정부의 소피(상도리ー느·보네ー루)는 계단 위의 작은 방에 사는 방 안에는 작은 텔레비전이 하나 있다. 친절한 상류층 가족은 앞뒤가 다른 위선을 보이며 고상한 취미를 누리지만 그들의 지리멸렬한 진짜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파라사이토>의 전복적인 서사와 통하는 사건 역시<의식>의 백미이다. 글을 읽고 쓸 수 없는 소피가 우체국 직원 잔(이사벨·유뻬루)와 벌일 참극은 결국 웃음이 아닌 산뜻한 허무의 정서를 남긴<파라사이토 반 지하의 가족>과 일맥상통한다.

기생충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개봉 2019.05.30.기생충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개봉 2019.05.30.의식감독 클로드 샤브롤 출연 이자벨 위페르, 산드린 보네일 공개 미공개의식감독 클로드 샤브롤 출연 이자벨 위페르, 산드린 보네일 공개 미공개신동석 <살아남은 아이> 달댕 형제 <아들>신·동석< 살아남은 아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 이 상실감을 견디지 못한 부부는 아들의 은찬이 구한다는 친구의 키효은(송·유빈)에 왠지 마음이 기울다. 인테리어 가게를 경영하는 성철(최·무손)는 갈 곳 없는 키효은을 데리고 벽지의 일, 마룻바닥의 일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첫 출근의 지각도 부족하고 휴대 전화 게임까지 성실함 등 못 본 사춘기 아이 키효은은 떨떠름하지 않도록 천천히 일을 배울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 비슷한 스토리를 가진 달 뎅이고 형제의 영화”아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사실, 성철과 김미숙(김여진)부부에게 키효은이라는 존재는 반가운 것이 없다. 그는 아들이 죽은 이유인 아들의 부재를 거듭 상기시키는 존재이기 때문이다.달 뎅이고 형제<아들><아들>로 역시 곤란한 상황이 등장한다. 프랜시스(모건·마링느)에 목수 일을 가르쳐올리비에(올리비에, 미식가)는 프랜시스가 죽인 아이의 아버지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올리비에는 프란시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지 않고 키효은은 성철 부부를 처음부터 은찬의 가족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살아남은 아이>는 후반 키효은의 폭로로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되어 갈등 양상이 복잡해진다. 디테일에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아들의 죽음과 관련된 아이와의 아슬아슬한 동거,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의 스타일 등 두 작품은 매우 비슷하다. 두 영화가 집요하게 쫓는 질문이 쉽게 답할 수 없는 윤리와 관련하고 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살아남은 어린이 감독 신동석 출연 최무송, 김여진, 송유빈 개봉 2018.08.30.살아남은 어린이 감독 신동석 출연 최무송, 김여진, 송유빈 개봉 2018.08.30.아들 감독장 피에르 달덴, 뤽 달덴 출연 올리비에 구르메, 나심 하사이니, 모건 마린느, 레미 레노드, 이사벨라 소퍼트 개봉 2004.02.20.아들 감독장 피에르 달덴, 뤽 달덴 출연 올리비에 구르메, 나심 하사이니, 모건 마린느, 레미 레노드, 이사벨라 소퍼트 개봉 2004.02.20.데이비드 핀처 <조디악> 봉준호 <살인의 추억>데이비드 핀처의 할리우드 판 ‘살인의 추억’이라고 불리는 영화가 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추리극 조디악이다. 두 영화는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한 실제 미해결 사건을 기반으로 한다. 물론 최근 <살인의 추억>의 실제 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 검거로 전 국민이 또다시 충격에 빠졌지만 말이다. 〈조디악〉은 미국 연쇄살인마 조디악 킬러를 추적하는 경찰의 수사가 거듭 미끄러지는 순간을 가져온다. 더욱이 결국 매듭짓지 못한 채 미궁에 빠진 허무와 공포감을 주시한 결말은 두 영화가 사뭇 닮았다는 인상에 이르게 한다.폰·주노의 “살인의 추억””조디악”보다 4년 먼저 만들어진 “살인의 추억”을 데이비드·챠가 참고했다는 공식적인 기록은 없다. 대신<살인의 추억>은 과학 수사가 미흡하게 열린 당시 진범 검거보다는 사건의 마무리에 급급한 경찰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중심이라는 점이 다르다. 상업성과 완성도 면에서 모두 뛰어난 “살인의 추억”이 시종 담담한 서술을 하는 핀 차의 “조디악”에 비해서 많은 유머를 담고 있다는 점도 차이에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출한 두 감독의 명실상부한 대표작인 “살인의 추억”과 “조디악”. 밀도 있는 연기와 연출에 대한 찬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에서 두 영화 한쌍이 되기에 충분히 보인다.조디악 감독 데이비드 핀처 출연 제이크 질렌할, 마크 러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개봉 2007.08.15.조디악 감독 데이비드 핀처 출연 제이크 질렌할, 마크 러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개봉 2007.08.15.’살인의 추억’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김상경 개봉 2003.04.25.’살인의 추억’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김상경 개봉 2003.04.25.콜린 트레보로 <안전은 보장할 수 없어> 장준환 <지구를 지켜라!>콜린·토레보로우”안전은 보장 못해””안전은 보장 못해”는 2014년에 한국에서 개봉했다. 집계된 관객 수는 단 42명.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고 코에서 웃는 것은 손해다. 이 영화가 컬트 팬들의 꾸준한 지지 아래 있는<지구를 지켜라!>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접한다면 구미가 먹고 싶을지도 모른다. 우주인 음모론자의 괴짜 뵤은그(신·하규은)이 지나친 집착 증세로 벌이는 일련의 태도는 착실하게 관객에 실소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런데 이”터무니 없는 “에서 꾸준히 쌓아 온 영화의 살결은 엄청난 전복을 거치고 위대한 “진정성”을 획득한다. 팬들이 매료된<지구를 지켜라!>>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이다. 하찮은 것을 순식간에 너무 뭔가에 버리는 대담한 상상.장·쥬은화은<지구를 지켜라!>>바로 그 매력이 콜린·토레보로우 감독의 “안전은 보장 못해”에도 있다. 시작은 이렇다. 시간 여행에서 함께 떠나는 파트너를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신문 광고. 이 광고를 낸 자를 취재하기 위해서 출발한 수습 기자 다리우스(오브 리프 라자)는 광고의 주인공인 괴짜 케니(마크·듀 플러스)를 만나고 그의 말을 듣는다. 명분을 숨기고 케니와 친분을 쌓은 다리우스는 진지한 목표에 귀을 기울이고 점점 인간적인 신뢰를 갖게 된다. 게다가 항상 누군가에게 미행당했다고 생각하는 이 엉뚱한 남자에서는 왠지 뵤은그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지구를 지켜라!>>과 비슷하다고 말한 것부터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르지만 세상의 무수한 괴짜들을 위로 영화의 천성만큼은 분명하다.안전은 보장할 수 없는 감독 콜린 트레보로 출연 오브리프라자, 마크 듀플러스, 제이크 존슨, 카란소니 개봉 2014.06.12.안전은 보장할 수 없는 감독 콜린 트레보로 출연 오브리프라자, 마크 듀플러스, 제이크 존슨, 카란소니 개봉 2014.06.12.지구를 지켜라! 감독 장준환 출연 신하균, 백윤식 개봉 2003.04.04.04.지구를 지켜라! 감독 장준환 출연 신하균, 백윤식 개봉 2003.04.04.04.씨네21 www.cine21.com 글 심미선씨네21 www.cine21.com 글 심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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