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전남편과 함께 동네 산부인과로 1차 기형아 검사를 다녀왔다.마리아병원 졸업후 2주만에 아이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얼마나 설레고 보고 싶었는지-
쌍둥이여서 초음파를 보는 시간이 꽤 걸렸다.약 1시간 이상? 아이들이 돌아서 있거나 엎드려 있거나 투명대를 잘 보기 어려워 중간에 물을 많이 마시고 사탕과 초콜릿을 먹으며 20분 동안 산부인과 근처를 걷다가 다시 초음파를 진행했다.
이때까지는 별거 아닌 줄 알고 너무 걱정하지 않고 왔구나~ 역시 눈 투명대는 정상이네!라며 초음파를 지켜봤다.초음파를 봐도 어느 쪽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인지 헷갈리고 뭐가 뭔지 잘 모르는 가운데 초음파 선생님이 원장이 확인해야 할 게 있다며 “허니?”라고 말하는 것 같아 원장콜을 했다.남편과 놀란 눈을 마주치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원장님께서 초음파를 잠시 보고 진료실에서 다시 만나자고 하셨는데 원장님 말씀을 듣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급기야 원장이 우리 부부에게 들려준 말은 두부2의 탈장 의심 소견이었다.
12주 이내에는 생리적 탈장이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들어가는데 지금 12주가 지난 시점에 사이즈가 큰 편이기 때문에 들어갈 확률은 높아야 해요.태어나자마자 수술을 해야 하고 심장 기형이나 기타 질환을 동반할 수도 있고… 일단 대학병원에 빨리 의뢰 및 예약을 해주시면 아마 유전자 검사를 하게 될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우리 부부는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하니 이야기를 듣다가 진료실 밖으로 나와 겨우 눈물이 흘렀다.남편은 그런 나를 위로하고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병원에서는 다행히 이른 날짜에 서울대병원에 예약을 잡아줬고 집에 돌아와 울고 남편과 누워 잔 뒤 저녁이 돼서야 눈을 떴다.
오늘 1차 기형아 검사를 받으러 간 사실을 아시는 시아버지 부모님은 사진도 궁금하시고 내용도 궁금하셨을 거라 낮부터 남편에게 연락을 주셨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내주신다는 말에 걱정하셨는지 아버지께서 저녁에 다시 전화가 오셨다.담담하게 남편은 괜찮다고 저희가 잠들어서 연락이 늦었다고 말씀드렸고, 터질 것 같은 가슴을 누르며 아이들의 초음파 사진을 아무것도 아닌 척 보냈다.
요즘 가족들이 너무 아픈데 우리 아기까지 아프다고 하니까 더 무너진 것 같다.수없이 태아 탈장을 검색해보고 보내줬다는 사람, 커서 수술하고 건강하다는 사람들의 후기도 날이 샐 때까지 찾아보고…
그러던 중 갑자기 집 바로 앞에 작은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어떤 곳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높은 지대에 위치한 우리 집이라 어디를 가든 내가 이동하기에 숨이 가쁘지만 이 교회는 새벽 기도를 드리기에 정말 가까운 곳이었다.
어제부터 용기를 내어 새벽예배에 참석해 보았다.너무 작은 교회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새벽을 깨우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나에게 주신 말씀을 가슴에 담아 하나님 앞에 울부짖으며 기도했다.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 지켜달라고.생각해보니 캐나다 때 이후 내가 이렇게 예배당에 나가 매달린 적이 있었는지, 기도한 적이 있었는지 많은 것을 회개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런 간절한 마음이 남편에게도 닿았는지 오늘 서울대병원에 가기 전 새벽예배를 함께 하자고 남편이 용기를 내줬다.남편의 발길을 옮겨준 은혜에 감사하는 새벽.
예배를 마치고 목사님과 사모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때 우리의 기도 제목을 듣고 마음을 담아 함께 기도해 주셔서 얼마나 위로가 됐는지.예배 후 마음 속에 큰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예배 후 서울대병원에 진료시간보다 1시간가량 일찍 도착했다.예진, 소변검사, 산전검사실을 거쳐 초음파를 1시간 넘게 봤는데 두부1은 얼마나 꿈틀거리는지 굉장히 활발하게 움직였고 두부2는 아파서 그런지 성격인지 원보다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초음파를 보고 잠시 대기한 뒤 예약시간 2시간 정도를 훌쩍 지나서야 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예전에 병원에서 들은 것처럼 탈장이 맞고 사이즈가 큰 편이라 탈장이 들어갈 것이라는 큰 기대는 어렵지만 아직 태아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니 2주 정도는 더 지켜보자고 하셨다.문제는 유전자. 탈장은 출생 후 소아외과에서 수술을 하면 되지만 유전자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했다.그래서 15~16주에 양수검사를 통해서 유전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자고 하셨다.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궁금한 점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물어봐주셔서 진료를 받고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입덧으로 건강한 음식은커녕 잘 먹지 못해도 뱃속에 있어야 할 장기들이 나와 있는데 이렇게 주수에 맞춰 둘이 잘 자라주는 모습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엄마, 아빠가 고쳐줄게.조금만 더 힘내.
대학병원은 정말 긴 대기시간의 연속이라고 느낀 하루였지만 그래도 병원 근처에 살아서 감사.따뜻한 남편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씩씩하게 버텨줘서 고마워.엄마와 아빠는 오늘 꾸물거리는 너희들을 1시간 넘게 만나서 너무 행복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