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은 영화배우

이혜은(1973.5.23~48세)인천.162cm북인천중,무학여고,중앙대연극영화과

춘천마라톤 배우 이혜은 4시간 안에 완주 열심히 뛰면 치타 같은 몸매가 될 거예요.(조선일보 2005.09.22)

“뭐야 이혜운이 달렸다고?” 그 키 작고 통통한 이혜운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단 말인가.”

2004년 5월 사람들은 영화 코르셋에서 뚱뚱한 여주인공 공선주 역을 맡은 배우 이혜은이 그해 마라톤을 두 번이나 완주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럼 나도 뛸 수 있다고 생각한 이들은 이혜운에게 같이 훈련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그렇다면 토요일 오전 8시에 양재천으로 모이라는 말을 들었다. 회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토끼 신달모(토요일 우리끼리 즐겁게 달리는 모임)’는 이후 매주 양재천을 달려 현재 회원은 50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춘천마라톤과 올 동아마라톤에서는 이 중 10명이 완주했다.

회원들을 코치하며 뛰었던 이혜운은 그러나 정작 2004춘천마라톤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영화 엄마의 촬영 등 과로로 간이 급격히 나빠져 입원하게 된 것이다. 춘마는 현장에 갔지만 구경만 했어요.이혜은은 결국 휴식을 취하고 건강을 되찾아 한 달 뒤인 11월 남한강 마라톤을 완주했다. 그러면서 달릴 수 있다는 것이 더없는 행복임을 절실히 깨닫고 달릴 때와 멈출 때를 구분하는 지혜를 터득했다고 한다. 마라톤은 매번 참가할 때마다 가르쳐줘요. 올 3월 참가한 동아마라톤에서는 길은 정해져 있고 사람들은 모두 그 길을 간다. ‘나태해지면 뒤처진다’고 문득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혜은은 2004년 1월 비만과 성인병을 치료하는 한의원에 다니면서부터 양생체조와 달리기를 시작해 70여 일 만인 3월 28일 인천마라톤을 완주했다. 2001년부터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에 출연해 뛰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기초 체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 장난꾸러기 산만해 역을 맡아 늘 무릎을 굽힌 자세로 연기한 것도 다리 힘을 키웠다고 생각해요.지금까지 마라톤을 6번 완주한 이혜운의 최고기록은 4시간21분40초다.

이달 4일 5년간의 백설공주 공연을 마친 이혜운은 이번 주 수원공연(경기문화의전당오후 3시, 6시)을 시작으로 다시 주말 전국투어를 돌게 된다. 하루 2시간씩 하던 운동시간도 춘마에 맞춰 점차 늘릴 계획이다. 춘마에서 자세히 살펴보니 서브 3(3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 기록 보유자들은 정말 야생마 같더군요.

2002년 10월 4일 영화배우 이혜운(29) 씨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회사원 최보근(30) 씨와 결혼했다. 대원C&A홀딩스 콘텐츠사업부에 근무하는 최씨는 이혜운과 중앙대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에서 1993년부터 10년 가까이 교제하고 있다. 이혜은 1996년 데뷔한 영화 ‘코르셋’에서 비만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배의 주역을 맡느라 몸무게를 18㎏이나 늘려 화제가 됐다. 이후 영화 푸른문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드라마 사랑해 너를 겨울연가 등에 출연했다.

코르셋(1996.6.8) 99분(1996년 제17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감독: 정병 각주연: 이혜운, 이경영, 김승우 출연: 서혜린, 문수진, 동방우

뚱뚱한 외모 때문에 제 실력을 평가받지 못하는 공선주(이혜은)는 유능한 속옷 디자이너다. 동료 이환(김승우)과의 데이트로 한껏 부풀어 있던 선주는 미숙(서혜린)에게 자랑하다가 속옷 샘플을 두고 오는 바람에 횟집 주인 한상우(이경영)를 만나게 된다. 경쟁사 제품이 신세대들에게 히트하자 회사에서는 디자이너 장수인(문수진)을 스카우트한다.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장수들 앞에서 선주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이환마저 선주에게 냉담해진다.

이혜은 “10년 전에는 제가 샘슨이었습니다”(스포츠동아, 2006.12.4)

1996년 영화 코르셋을 위해 15kg을 늘리며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한 이해운(34). 그해 청룡영화상과 이듬해 영화비평상 신인여우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충무로의 신데렐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득이 될 거라고 믿었던 뚱보녀 꼬리표는 10년 동안 그의 등 뒤에서 숨을 쉬었다.

이후 김기덕 감독의 ‘푸른 문'(1998)과 임권택 감독의 ‘춘향전'(1999)을 거쳐 KBS2의 ‘겨울연가'(2002)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활동해왔지만 아쉽게도 떠오르는 대표작은 없다. 오히려 살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코르셋의 츠실이 기억될 뿐이다.

며칠 전 지난해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던 삼순 김선아가 출연한 광고를 우연히 봤다. ‘부은 몸’과 타고난 뻔뻔함을 앞세워 국민 스타로 떠오른 김선아. 생각이 이곳에 빠지자 문득 ‘원조 삼성’ 이혜은이 마음에 걸렸다. 아니, 순서대로라면 김선아를 제2의 이혜운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행운이라고 생각했던 기회가 발목을 잡다니.

요즘은 섹시 글래머로 건강미인의 대명사로 통하지만 96년도에는 심은하 고소영 이영애 등 청순가련한 여배우들이 주류를 이뤘다. 그래서 이혜은의 부담스러운 풍만함(?)은 연기자로서, 또 여성으로서도 매우 파격적이었다. 당시의 미적 기준으로 보면 완전히 이건 아니지 않느냐였다.

중앙대 연극학과에 재학 중이던 이혜은은 “졸업 전 뚱뚱한 여주인공을 찾는다는 광고를 봤다. 그는 “오디션까지 한 달여 동안 7~8㎏을 체중을 늘려 도전했다”며 “내가 그때도 마른 체형이 아니라 보통 체격이었다. 그래도 참가자 중 작은 편이었다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

제작진이 일부러 몸무게를 늘린 게 대견스러웠나 봐요. 운이 좋았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찐 만큼 더 찐다고 약속하고 총 15kg을 늘려서 촬영에 들어갔어요.

단순히 배우 욕심에서 출발한 이혜은의 살과의 전쟁은 그 후 10년 가까이 그를 묶어놓았다.

다이어트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부족하던 시절이라 무작정 끼니를 거르는 정신으로 체중 조절을 했어요. 다이어트로 몸을 혹사시키면 현상도 일어나고 또 미친 듯이 다이어트 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폭식하고… 이런 신체적 고통이 반복됐죠.

살이 찌지 않는 체질도 아니고 1년여를 그렇게 생활하니 지금까지 원상복귀할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곁들이는 그의 얼굴빛에는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통통족 연예인으로 살아남는 방법

여성이 소비 주체로 급부상하면서 최근 몇 년간 남자 주인공의 로맨스 상대에 머물렀던 여성상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신 삼성을 필두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끈끈한 여성이 넘쳐난다. 우아한 전 재벌가 며느리 고현정(여우야 뭐하니) 섹시스타 박진희(돌아와 순애씨) 럭셔리걸 한예슬(환상의 커플) 등 엽기적인 플러스 재능이 가미된 생동감 있는 여성 캐릭터들이 안방극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이혜은은 “96년도에는 여성 캐릭터가 극을 거의 혼자 하는 일이 적었다”며 “코르셋이 워낙 앞선 작품이라 한때 관심은 있었지만 일반 관객이 이를 포용하는 것은 무리였다”고 내심 부러움을 표시했다.

그런 경험 때문에 힘들었고 그것을 극복하는 동안 인내와 함께 어떤 모습으로 연기해야 하는지를 배웠어요. 그 시간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죠. 스스로 모든 일에 주눅들어 있었고 자신감도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내 결정과 나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어느 자리에 있든 잘할 수 있습니다.

난 괜찮아를 수없이 외치는 그녀지만 아이처럼 환한 얼굴 사이에 10년 동안 부딪치면서 갈라지고 짙은 그림자가 살짝 드리워졌다.

“과도한 운동 때문에 불임까지…” 다이어트 안 한 지 불과 1년”

한때 이혜운은 자기 이름의 세 글자 앞에 낙인이 찍힌 코르셋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가느다란 허리선도 좋지만 이대로라면 질식할 것이라는 생각 끝에 자신에게 호되게 매질을 하고 자신을 달래는 일을 여러 번. 뜻하지 않은 계기로 처음으로 10년 만에 뒤늦게 깨달음을 얻었다.

최근에 겨울연가를 다시 봤어요. 그때 주위에서 통통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근데 사실 저번보다 살이 찐 상태거든요. 그래도 요즘 저를 보는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 많이 말랐다고 해요.

이혜운은 코르셋의 이미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 같다며 굳이 대중을 설득시킬 필요가 없고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러자 점차 내 연기가 훨씬 편하고 자연스러워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체중과 몸매에 대해 자유로워진 게 1년밖에 안 됐다는 이혜은은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2년 동안 풀코스를 9번 완주했고 매일 5km 이상 뛰었다고 자신과의 싸움을 털어놨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달리면 몸에 다시 이상 신호가 왔고 이혜은은 마라톤을 그만두고 새로운 등반을 택했다.

일주일에 세 번씩 산을 타면서 죽을 힘을 다해 정상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정상에 서는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괜히 정상을 눈앞에 두고 그냥 내려온 거예요 그랬더니 기분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때 이후로 몸무게에 대해서 조금씩 편해졌어요. 산에 오르는 건 건강을 위해서인데 몸까지 망가뜨리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이혜은은 지금 생각하면 뭔가 답답한 마음이 나를 억누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더 나아져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내 자신을 밀어낸 것 같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내 색깔이 뚜렷해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제 엄마 될 준비가 됐어요.

이날 이혜운은 KBS 2TV ‘비타민’ 녹화를 마치고 기자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불임’. 2002년 열애 끝에 4년차 연상의 대학선배와 결혼해 주부가 된 이혜은씨는 아직도 ‘자식이 최고의 삶’이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녀의 젊고 밝은 얼굴을 닮으면 세상의 어느 아기보다 예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2세 계획을 묻자 이혜은은 검사 결과 어머니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하더군요라며 하하하 웃었다.

아이는 아무나 낳는 게 아니잖아요. 아이를 책임지고 끝까지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엄마가 될 수 있어요. 그 시점은 저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저는 너무 어렸거든요 아직은 누구를 돌보기보다 내 삶을 챙기기에 급급했죠.

이혜은은 마라톤을 그만둔 이유도 몸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너무 많이 뛰어서 생리불순 등 여러 문제가 생겼다며 조카들을 보면 아기가 유리그릇 같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힘들지만 나는 강한 엄마가 될 준비를 마쳤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마라톤에서 12~13㎏을 뺀 적도 있지만 건강이 좋다”는 이혜운씨는 “진짜 건강이란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고 활기를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날씬해도 정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그런 빛이 나오지 않는다며 마인드 컨트롤을 강조했다.

지난 10년간을 돌이켜본 각별한 생각

이혜은은 이웃 일본과 정말 인연이 깊다. 본의 아니게 ‘겨울연가’의 한류 붐으로 일본에서 꽤 유명해졌다. 현재 쇼오케이대 교수와 공동으로 일본 내에서 한국어 교재 출판을 준비하고 있는가 하면 구마모토시 명예 관광대사로 위촉되어 민간 외교사절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 현재 한류스타 이병헌 주연의 영화 ‘그해 여름’에 출연해 오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내년 1월 현해탄을 건넌다. 이 밖에, 금년 12월에 첫방송 예정의 SBS 아침 드라마 「사랑도 미움도」에 이아현, 오대규와 공동 출연해, 데뷔 10년만에 생활 연기자로서 한 걸음 내디뎠다.

“10년이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는 이혜운은 “더 빨리 늙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불확실한 것이 명확해져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될 것 같다. 하루하루 만족하며 나이를 먹으면 인생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흐뭇해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시점이 중요합니다. 10년간 한눈 팔지 않고 이 길을 온 게 다행이에요. 10년 동안 많은 작품을 하지 않았지만 남들 앞에서 부끄러워해서는 안 될 작품은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뜻대로 안 되는 상황도 있었지만 저는 연극이나 드라마를 통해 쉬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더 뜻깊은 그녀의 2막을 위해서

앞으로 10년, 20년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어렵다고 부정적으로 말한 이혜은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제가 요즘 산에 가는데 그런 비유를 하고 싶어요. 태산 같은 배우가 되겠다고. 산은 평지에서 솟아올라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것이 아닐까요? 항상 그곳에 있으면서 등산객들의 땀과 즐거움을 함께 합니다. 배우라는 직업도 평소 느끼지 못했던 눈물과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줄 것입니다.

올해 겨우 34세. 그러나 연기생활 10년의 굴곡이 그에게 강박관념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한 것 같다. 앞으로 두 배 이상 더 대중 곁에서 살아갈 생활배우 이혜운을 기대한다.

이혜은 “10년 전에는 제가 샘슨이었습니다”(스포츠동아, 2006.12.4)

1996년 영화 코르셋을 위해 15kg을 늘리며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한 이해운(34). 그해 청룡영화상과 이듬해 영화비평상 신인여우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충무로의 신데렐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득이 될 거라고 믿었던 뚱보녀 꼬리표는 10년 동안 그의 등 뒤에서 숨을 쉬었다.

이후 김기덕 감독의 ‘푸른 문'(1998)과 임권택 감독의 ‘춘향전'(1999)을 거쳐 KBS2의 ‘겨울연가'(2002)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활동해왔지만 아쉽게도 떠오르는 대표작은 없다. 오히려 살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코르셋의 츠실이 기억될 뿐이다.

며칠 전 지난해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던 삼순 김선아가 출연한 광고를 우연히 봤다. ‘부은 몸’과 타고난 뻔뻔함을 앞세워 국민 스타로 떠오른 김선아. 생각이 이곳에 빠지자 문득 ‘원조 삼성’ 이혜은이 마음에 걸렸다. 아니, 순서대로라면 김선아를 제2의 이혜운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행운이라고 생각했던 기회가 발목을 잡다니.

요즘은 섹시 글래머로 건강미인의 대명사로 통하지만 96년도에는 심은하 고소영 이영애 등 청순가련한 여배우들이 주류를 이뤘다. 그래서 이혜은의 부담스러운 풍만함(?)은 연기자로서, 또 여성으로서도 매우 파격적이었다. 당시의 미적 기준으로 보면 완전히 이건 아니지 않느냐였다.

중앙대 연극학과에 재학 중이던 이혜은은 “졸업 전 뚱뚱한 여주인공을 찾는다는 광고를 봤다. 그는 “오디션까지 한 달여 동안 7~8㎏을 체중을 늘려 도전했다”며 “내가 그때도 마른 체형이 아니라 보통 체격이었다. 그래도 참가자 중 작은 편이었다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

제작진이 일부러 몸무게를 늘린 게 대견스러웠나 봐요. 운이 좋았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찐 만큼 더 찐다고 약속하고 총 15kg을 늘려서 촬영에 들어갔어요.

단순히 배우 욕심에서 출발한 이혜은의 살과의 전쟁은 그 후 10년 가까이 그를 묶어놓았다.

다이어트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부족하던 시절이라 무작정 끼니를 거르는 정신으로 체중 조절을 했어요. 다이어트로 몸을 혹사시키면 현상도 일어나고 또 미친 듯이 다이어트 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폭식하고… 이런 신체적 고통이 반복됐죠.

살이 찌지 않는 체질도 아니고 1년여를 그렇게 생활하니 지금까지 원상복귀할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곁들이는 그의 얼굴빛에는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통통족 연예인으로 살아남는 방법

여성이 소비 주체로 급부상하면서 최근 몇 년간 남자 주인공의 로맨스 상대에 머물렀던 여성상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신 삼성을 필두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끈끈한 여성이 넘쳐난다. 우아한 전 재벌가 며느리 고현정(여우야 뭐하니) 섹시스타 박진희(돌아와 순애씨) 럭셔리걸 한예슬(환상의 커플) 등 엽기적인 플러스 재능이 가미된 생동감 있는 여성 캐릭터들이 안방극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이혜은은 “96년도에는 여성 캐릭터가 극을 거의 혼자 하는 일이 적었다”며 “코르셋이 워낙 앞선 작품이라 한때 관심은 있었지만 일반 관객이 이를 포용하는 것은 무리였다”고 내심 부러움을 표시했다.

그런 경험 때문에 힘들었고 그것을 극복하는 동안 인내와 함께 어떤 모습으로 연기해야 하는지를 배웠어요. 그 시간이 지금의 저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죠. 스스로 모든 일에 주눅들어 있었고 자신감도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내 결정과 나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어느 자리에 있든 잘할 수 있습니다.

난 괜찮아를 수없이 외치는 그녀지만 아이처럼 환한 얼굴 사이에 10년 동안 부딪치면서 갈라지고 짙은 그림자가 살짝 드리워졌다.

“과도한 운동 때문에 불임까지…” 다이어트 안 한 지 불과 1년”

한때 이혜운은 자기 이름의 세 글자 앞에 낙인이 찍힌 코르셋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가느다란 허리선도 좋지만 이대로라면 질식할 것이라는 생각 끝에 자신에게 호되게 매질을 하고 자신을 달래는 일을 여러 번. 뜻하지 않은 계기로 처음으로 10년 만에 뒤늦게 깨달음을 얻었다.

최근에 겨울연가를 다시 봤어요. 그때 주위에서 통통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근데 사실 저번보다 살이 찐 상태거든요. 그래도 요즘 저를 보는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 많이 말랐다고 해요.

이혜운은 코르셋의 이미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 같다며 굳이 대중을 설득시킬 필요가 없고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러자 점차 내 연기가 훨씬 편하고 자연스러워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체중과 몸매에 대해 자유로워진 게 1년밖에 안 됐다는 이혜은은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2년 동안 풀코스를 9번 완주했고 매일 5km 이상 뛰었다고 자신과의 싸움을 털어놨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달리면 몸에 다시 이상 신호가 왔고 이혜은은 마라톤을 그만두고 새로운 등반을 택했다.

일주일에 세 번씩 산을 타면서 죽을 힘을 다해 정상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정상에 서는 이유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괜히 정상을 눈앞에 두고 그냥 내려온 거예요 그랬더니 기분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때 이후로 몸무게에 대해서 조금씩 편해졌어요. 산에 오르는 건 건강을 위해서인데 몸까지 망가뜨리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이혜은은 지금 생각하면 뭔가 답답한 마음이 나를 억누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더 나아져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내 자신을 밀어낸 것 같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내 색깔이 뚜렷해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제 엄마 될 준비가 됐어요.

이날 이혜운은 KBS 2TV ‘비타민’ 녹화를 마치고 기자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불임’. 2002년 열애 끝에 4년차 연상의 대학선배와 결혼해 주부가 된 이혜은씨는 아직도 ‘자식이 최고의 삶’이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녀의 젊고 밝은 얼굴을 닮으면 세상의 어느 아기보다 예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2세 계획을 묻자 이혜은은 검사 결과 어머니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하더군요라며 하하하 웃었다.

아이는 아무나 낳는 게 아니잖아요. 아이를 책임지고 끝까지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엄마가 될 수 있어요. 그 시점은 저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저는 너무 어렸거든요 아직은 누구를 돌보기보다 내 삶을 챙기기에 급급했죠.

이혜은은 마라톤을 그만둔 이유도 몸을 정상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너무 많이 뛰어서 생리불순 등 여러 문제가 생겼다며 조카들을 보면 아기가 유리그릇 같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힘들지만 나는 강한 엄마가 될 준비를 마쳤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마라톤에서 12~13㎏을 뺀 적도 있지만 건강이 좋다”는 이혜운씨는 “진짜 건강이란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고 활기를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날씬해도 정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그런 빛이 나오지 않는다며 마인드 컨트롤을 강조했다.

지난 10년간을 돌이켜본 각별한 생각

이혜은은 이웃 일본과 정말 인연이 깊다. 본의 아니게 ‘겨울연가’의 한류 붐으로 일본에서 꽤 유명해졌다. 현재 쇼오케이대 교수와 공동으로 일본 내에서 한국어 교재 출판을 준비하고 있는가 하면 구마모토시 명예 관광대사로 위촉되어 민간 외교사절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 현재 한류스타 이병헌 주연의 영화 ‘그해 여름’에 출연해 오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는 내년 1월 현해탄을 건넌다. 이 밖에, 금년 12월에 첫방송 예정의 SBS 아침 드라마 「사랑도 미움도」에 이아현, 오대규와 공동 출연해, 데뷔 10년만에 생활 연기자로서 한 걸음 내디뎠다.

“10년이란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는 이혜운은 “더 빨리 늙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불확실한 것이 명확해져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될 것 같다. 하루하루 만족하며 나이를 먹으면 인생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흐뭇해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시점이 중요합니다. 10년간 한눈 팔지 않고 이 길을 온 게 다행이에요. 10년 동안 많은 작품을 하지 않았지만 남들 앞에서 부끄러워해서는 안 될 작품은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뜻대로 안 되는 상황도 있었지만 저는 연극이나 드라마를 통해 쉬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더 뜻깊은 그녀의 2막을 위해서

앞으로 10년, 20년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어렵다고 부정적으로 말한 이혜은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제가 요즘 산에 가는데 그런 비유를 하고 싶어요. 태산 같은 배우가 되겠다고. 산은 평지에서 솟아올라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것이 아닐까요? 항상 그곳에 있으면서 등산객들의 땀과 즐거움을 함께 합니다. 배우라는 직업도 평소 느끼지 못했던 눈물과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줄 것입니다.

올해 겨우 34세. 그러나 연기생활 10년의 굴곡이 그에게 강박관념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한 것 같다. 앞으로 두 배 이상 더 대중 곁에서 살아갈 생활배우 이혜운을 기대한다.

이혜은 새댁 현모는 남의 이야기고 저는 결혼했어요.(노컷 인터뷰 2007.6)

탤런트 이혜은(34)은 데뷔 초부터 남달랐다. 1996년 영화 코르셋으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몸무게를 15kg이나 늘려 화제를 모았던 이혜운. 그는 지금도 각종 드라마에서 현실감을 높이는 역할을 맡고 있다. 비현실적인 미남 미녀들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는 이혜은은 방송인으로서도 매우 고마운 존재다.

이혜은이 현재 활약하고 있는 드라마는 MBC 월화드라마 새 현모양처. 이혜은은 나이 때문에 남편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가정주부 수덕 역을 맡았다.

이혜운, 드라마 사실성 제고에 기여

당초 이 드라마는 다음 작품으로 거론됐던 태왕사신기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길이도 8부작에서 10부작으로 늘어날 정도로 짧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KBS 꽃을 찾으러 왔다를 제치고 2위를 굳히며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는 현모양처 미달클럽 멤버 중 한 명으로 등장하는 이혜운의 역할도 크다. 강성연, 사강, 엄수정 등 가정주부라고 하기에는 다소 비현실적인 미녀 미시들 사이에서 이혜은 특유의 편안한 이미지로 극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사실 이번 역할도 코르셋 때 이미지를 계속 이어가는 것 같아 잠을 못 이루고 헤맸어요. 하지만 지금의 이혜운과 10년 전의 이혜운은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새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이번 역을 맡게 됐습니다”

드라마 속뿐 아니라 촬영 현장에서도 그는 30대 중반, 데뷔 11년차 연기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촬영장에서 지시도 하지 않는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어요. 여성들이 많이 출연해서 그런지 촬영장도 드라마와 비슷해요. 수다도 많이 떨고.약간 산만하지만 즐거움을 얻고 유쾌한 기운을 받아요”

게다가 배우 중 유일하게 부부생활의 희로애락을 맛본 주부라는 점도 연기에 도움이 된다. 이혜은은 2002년 지금의 남편과 7년 연애 끝에 결혼한 5년차 주부다. 사강 역시 기혼이지만 아직 신혼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 속 상황에 대한 이해는 누구보다 빠르다.

수다 떠는 장면에서 제가 말하면 더 아줌마들 분위기가 난다고 들었어요. 웃거나 말할 때 배짱이 좋고 앞뒤가 안 맞지만 핵심이 있어 끊을 수 없는 주부 화법을 저는 잘 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수덕’과는 달리 결혼생활에 만족

그러나 수덕과는 공통점보다 다른 점이 많다. 가정생활이 더없이 편한 것도 그렇고, 영화 마케팅 일을 하는 남편이 자신의 삶을 이해해 주는 것도 수덕이 가정과 다른 점이다.

결혼하길 잘했어요. 전혀다른일을하면내생활을이해할수없고,같은일을하면서로샅이알수있어서문제인것같지만,공통적으로라도다른일을하기때문에서로잘이해할수있어서좋습니다. 영화 일을 할 때 남편이 조언을 많이 해줘요.”

아직 아이가 없는 이혜은은 올해 안에 결실을 맺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는 “그동안 의지가 없었습니다. 올해부터는 더 노력할게요라며 임신에 자신감을 보인다.

그는 7월 개봉을 앞둔 두 얼굴의 그녀에서 봉태규의 언니로 등장해 영화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또 신겐 현모양처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사업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주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혜은은 마지막에 더 예쁘고 여성스러운 배우들 많잖아요. 이 역은 이혜운밖에 할 수 없다고 생각될 수 있도록 저만의 캐릭터를 쌓아갈 거예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혜은은 자신이 이미 특유의 캐릭터를 가진 소중한 배우임을 모르는 듯하다.

다이어트 강박증에서 벗어나 몸에 맞는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지키는 이해은(여성동아 2007.6.22)

96년 영화 코르셋에서 주연을 맡아 몸무게 15kg이나 찌는 모험을 했던 탤런트 이혜은. 그는 달라진 데뷔 덕분에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대신 다이어트 강박관념, 운동중독 등 만만치 않은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그가 여유롭게 달리기, 택견, 등산 등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이를 통해 얻은 지혜를 들려주었다.

르네 젤위거와 김선아의 공통점은? 작품 속에서 통통하고 발랄한 노처녀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고, 그로 인해 자신의 몸매가 끊임없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96년 영화 ‘코르셋’으로 데뷔한 이해운(34)은 르네 젤위거와 김선아에 앞서 그런 경험을 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재학 시절 5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코르셋 오디션에 합격한 그는 통통한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몸무게를 15kg이나 늘렸다. 이혜운은 그 영화로 청룡영화제 여우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후 오랜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제가 특이한 배역으로 데뷔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제 몸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잘 알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일단 그렇게 이미지가 설정되니까 비슷한 배역 섭외만 들어오더라고요 그걸 벗어나려면 몸을 너무 날씬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체질적으로 그렇게 안 돼서.저는 태어나서 한번도 마른 적이 없었거든요. 그렇다고 정형외과에서 관리를 받기는 싫었어요.”

단기간에 살을 빼고 싶을 때는 달리기를 하고 심신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등산이 최고입니다.

결국 그는 살을 빼는 방법을 택했다. 끼니를 거르면서 운동에 매달렸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한강을 달려 1년에 마라톤 풀코스를 9번이나 완주했다. 한번 산에 오르면 24시간 내내 걸었다. 설악산, 지리산 대한민국 안 가본 산이 없을 정도야

몸무게를 45kg까지 줄였어요. ‘코르셋’ 촬영 전보다 오히려 살이 빠지더라고요. 그러려면 얼마나 몸을 혹사했을까요? 2년 전 어느 날 저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했는데 친정어머니가 얼굴이 황달이 걸린 것 같다며 병원에 가보라고 하더군요.

검사에서 그는 간 값이 1000이 넘는다고 진단받았다. 정상인의 간수치는 40 안팎이다. 의사는 운동중독과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그제야 자신의 다이어트 방법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한 지 한 달 만에 몸무게가 10kg 늘었어요. 제 몸은 그 정도가 자연스러운데 지나친 욕심 때문에 쓸데없이 많은 시간을 고생하면서 보낸 게 후회가 되네요. 지금은 그때처럼 날씬하지 않지만 어떤 일이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두렵지 않으며 남 앞에서도 당당한 제 자신에 만족하며 긍정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코르셋으로 데뷔한 것을 후회하며 주변 사람들까지 원망했던 그는 뒤늦게 영화사 대표에게도 편지와 선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내 얼굴도 예쁘고 좋은데 보통 여대생 역할로 연기를 시작하지 그랬나 후회했는데, 나중에야 내가 그 작품 덕분에 얻은 게 많다는 걸 알았어요. 저 많은 배우 지망생 중에 데뷔작으로 이름을 날린 배우가 얼마나 있을까요? 그리고 당시 자신이 갖고 있던 역량에 비해 과분한 평가를 받은 점도 다시 한 번 감사했습니다.

살을 빼야 한다는 집착을 버린 그는 최근엔 전에 배운 운동을 몸 상태에 따라 적절히 바꿔가며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몸이 좋으면 한강에 나와 반포대교에서 한남대교까지 왕복으로 5km 정도 아침을 먹어요. 오전에 무리하면 오후에는 책을 읽거나 하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날씨가 나빠 밖에 나가지 못할 때는 집에서 러닝머신이나 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해요. 하루 완전히 휴식을 주고 날씨가 좋으면 등산을 해요. 여러 운동을 번갈아 하니 몸의 균형이 잡혀 좋아요.

운동의 장단점은 이론이 아닌 경험으로 익혔다고 한다.

짧은 시간에 몸을 바꾸고 싶을 때는 달리는 게 좋다. 특히 공복에 장거리를 달리면 배의 지방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전혀 안 뛴 사람은 5km 이상 뛰면 자신감도 생겨요. 단 체력이 뒷받침돼야 해요.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있다면 산에 오르는 게 최고죠.

등반을 시작할 때만 해도 언제 오를까 몰라 망설였지만 요즘은 산등성이를 보면 자신이 그곳을 뛰어다니는 것이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그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으면 혼자 조용히 산을 오른다고 했다.

등산을 할 때는 다른 것은 잊고 즐겁게 안전하게 산에 오르는 것만 생각해요. 주변경치를 감상하기도 하고, 계단이 어떻게 생겼는지 발밑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정상에 서서 제가 안고 있던 고민을 떠올리면 정말 사소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10평 아파트에서 시작한 신혼, 조금씩 규모를 늘려갈수록 더 큰 행복을 느낍니다.

그는 아내들에게 슈퍼우먼이 되기를 은근히 강요하는 남편들의 심리를 풍자한 MBC 새 드라마 신겐양처에서 수덕 역을 맡았다. 이름처럼 수다스러운 수덕은 남편과 자식만 알지만 자신의 진가를 몰라주는 남편에게 밀려 의기소침한 주부. 결혼 6년차 주부인 그는 수덕이라는 인물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한다.

요즘 남편은 일과 육아, 집안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아내를 좋아한다지만 저는 그런 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요. 실제로 대한민국에 그런 주부들이 얼마나 있나요? 대부분 조금씩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어요. 저도 남편의 도움을 꽤 많이 받는 편이에요. 남편은 제가 없을 때 청소도 하고 세탁기도 돌려요. 남편 스스로는 외조에 능숙하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어요. 나를 위해 따뜻한 식사를 차려 준 적도 없고.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서툴지만 뭐든지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대학 선후배로 만나 7년간의 연애 끝에 2002년 결혼한 남편과 아직 신혼처럼 지낸단다. 남편이 독신시절 살던 흑석동의 10평 아파트에서 소박하게 신혼을 시작해 집도 장만하고 집도 넓혀 가정을 꾸렸으니 지금 느끼는 행복은 더 크다는 것이다.

혼수로 진짜 침대와 숟가락만 들고 들어갔어요.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저희 힘으로 하나씩 만들어 나가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았거든요. 지난해 결혼기념일에는 우리가 살던 신혼집을 둘러보고 자주 가던 스파게티 하우스에서 데이트를 했어요.(웃음)

어렵게 마련한 생활 때문인지 2년 전 이사한 30평대 아파트는 그에게 궁전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이사할 때 그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대로 가장 큰 방은 서재로, 중간 방은 드레스룸으로, 작은 방은 침실로 했다.

작은 집에 살 때는 단칸에 침대 책상 식탁이 있어 돌아눕기만 하면 얼굴을 마주칠 수 있는데 남편은 책상에서 책을 읽고 저는 주방에서 일하거나 TV를 보면 얼굴을 마주치는 시간보다 등을 돌리고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사를 하면서 제일 큰 방을 서재로 꾸미고 저녁에는 책상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각자 자기 일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도 할 수 있죠.

그는 특별한 일이 아니면 TV를 제때 보는 법이 없다고 했다. 남편이 TV를 잘 보지 않기 때문인데 꼭 필요한 프로그램은 예약 녹화를 해놓고 혼자 있는 시간에 본다고 한다.

저도 TV 보는 시간보다 책을 읽거나 정리하거나 뭔가를 하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그보다 나은 건 남편과 대화하는 시간이에요. 우리 부부는 둘 다 말하고 들어주는 걸 좋아하지만 컨디션이 좋을 땐 상관없지만 내가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할 땐 충돌이 생겨요. 그럴 땐 제가 그만두고 남편 얘기를 들어드릴게요. 저는 참을 수 있는 타입이지만 남편은 그걸 해결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거든요.

자식 없이 다른 부부보다 신혼이 길었던 이들은 이제 2세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임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저는 처음부터 아이를 빨리 낳으려고 했는데 남편은 ‘우리 둘이서 재미있게 살자’는 주의였어요. 남편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욕심만으로 아이를 낳게 되면 오히려 좋지 않을 것 같아 남편이 마음을 바꿀 때까지 설득하며 기다렸어요.

“나를 만들고 주변과 소통하며 지내다 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오는 것 같아요”

올해로 데뷔 11년째에 접어든 그는 일본의 한 대학교수와 일본에서 쓰이는 한국어 교재를 공동 집필했으며 조만간 출간을 앞두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에 출연한 그를 주목한 교수와의 인연이 출간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그는 배우로서, 아내로서, 주부로 죽는 날까지 배우며 진화하고 싶다고 말한다.

연예인은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지만 기회라는 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신기한 것은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나의 변화를 주위 사람들이 먼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이혜은 하면 강한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일련의 시간을 보낸 뒤 지금은 저를 평온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생각해 주는 것 같아요.

날씬하지는 않지만 하얀 피부에 동그란 눈이 매력적인 이혜은. 지금의 모습 그대로, 무슨 일이든 즐겁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의 자세에서 우러나온 그의 당당한 태도는 주위 사람들에게까지 즐거움을 주는 행복 바이러스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혜은 ‘신의 저울’ 고성아 역 (스포츠한국 2008.9.10)

“산간 후 일어난 일 결과…” 복받은 아들 덕분에 작품마다 무르익은 연기… “‘여성 손현주’가 될 거예요”

여배우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치명적이다. 젊고 단아했던 인상이 중년의 그늘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신이 내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배우 이혜운(36)은 그런 면에서 선택된 연예인이다.

이혜운은 넉 달 전 출산한 어머니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청초했다. 길게 늘어뜨린 웨이브 헤어스타일에 새하얀 피부와 또렷한 눈매는 생기로 가득했다. 금방이라도 연기를 선보일 준비가 돼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아이를 낳고 4개월간의 휴식이 그를 목마르게 했던 모양이다. 육아에만 집중하다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소감도 남다를 것이다.

현서는 복받아요. 지난해 MBC 드라마 신겐 현모양처도 만삭이었지만 현서가 잘 참아준 덕분에 이뤘던 것 같아요. 또 현서를 임신하면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의류모델도 했거든요. 임부복이었는데 출산 후 두 드라마에 출연하니까 복덩어리가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죠. “호호호”

이혜은은 최근 SBS 프리미엄 드라마 ‘신의 저울'(극본 유현미, 연출 홍창욱)에서 사법연수원 부장판사 고선아 역을 맡았다. 극중 사법시험 수석과 사법연수원 1위 졸업이라는 전설적인 인물을 연기한다. 좀 딱딱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연애결혼(극본 은하연출 김현석)에서는 180도 변신을 시도했다.

이혜은은 두 번의 이혼 경력이 있는 ‘돌싱’에서 등장해 웃음을 자아낸다. 난생 처음으로 섹시한 이미지도 강조했다. 두 개의 상반된 모습이 재미있다. 연애결혼에서는 3회분 카메오로 출연하지만 워낙 성격 있는 캐릭터라 인상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이혜운의 생기발랄한 표정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동안 연기를 했지만 롤모델이라고 할 만한 배우가 없었어요. 근데 손현주 선배님을 보면서 ‘저렇게 돼야지’라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어요. 여자 손현주라고 불릴 만큼 드라마나 영화 등 어디를 데려가도 제대로 연기할 수 있는 배우로 복귀하고 싶어요.

이혜은은 현서를 얻고 다시 배우로 복귀해 다짐한 바 있다. 중년에 더 꽃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 이혜은은 복귀 후 신의 저울 첫 장면에서 3쪽짜리 대사를 달달 외워 NG 없이 마무리했다. 공백기를 의식해 대본을 더 열심히 숙지해 드라마에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노력한 탓이었을까. 스태프들은 박수를 칠 정도였다. 이혜은은 그 정도로 연기에 대한 욕심을 불태우고 있다. 실제로 KBS 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고 1996년 영화 코르셋으로 경력 12년차 배우라 긴장을 늦출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하지 않다.

배우에 데뷔한 지는 꽤 됐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대표되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인지도도 낮은 편인 것 같아요 앞으로는 조금 더 저를 조이려고 합니다. 항상 운세 등을 보면 중년에 복이 많다고 하더군요. 왠지 그 말에 기대기도 하지만 현실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이혜은을 아줌마 배우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하지만 단순한 아줌마 배우에 그치기보다는 극을 살릴 수 있는 다크호스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일 게다. 겉모습 그대로 밝고 건강한 미소를 지닌 중년 배우를 향한 그의 발걸음에 응원을 보낸다.

배우 이혜운이 잇달아 TV와 스크린에 캐스팅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경인일보, 2010.8.24)

지난해 둘째 아이를 유산하면서 실의에 빠진 이혜은은 얼마 전 끝난 커피하우스에서 안방 컴백을 알리고 올가을에는 3편 연속 출연하며 본격적인 연기 재개를 선언했다.

첫 번째 작품은 8월 30일부터 매주 월화 방영되는 다문화가정을 다룬 26부 EBS 마주보며 웃는다. 이 드라마에서 이혜은은 주인공 하이엔을 따뜻하게 돌보는 횟집 주인 영진 역을 맡아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9월 중 방영될 MBC 베스트극장 조은지 패밀리에서는 주연급으로 캐스팅돼 수상한 삼형제 안내상과 호흡을 맞춘다.

또한 추석 개봉작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그랑프리’에서는 주인공 김태희의 든든한 조력자인 ‘강자’ 역을 맡아 명품 조연으로 스크린을 빛낼 예정이다. 원 기수였던 극중 역할 때문에 두 달 동안 승마를 배우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유산의 아픔을 딛고 연기 활동을 재개한 이해운(레이디경향2010.10.6)

한동안 뜸했던 그가 올가을에만 영화와 드라마 세 편에 잇달아 출연하며 다시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연기생활 15년을 맞은 그는 지난해 임신 7개월 만에 둘째 아이를 잃는 큰 슬픔과 함께 우울증에 빠졌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던 1년 전이었지만 그녀는 금방 일어섰다. 그리고 열심히 웃어 보면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기 때문이다.

●2년 만의 연기 복귀로 뜨거웠던 여름

7월 말 종영된 SBS TV 드라마 커피하우스에서 홈극장 컴백을 홍보하던 이해운(37)이 본격적인 연기 재개를 선언했다. 그는 영화 그랑프리, EBS TV 드라마 마주보고 웃으며, MBC TV 베스트극장 조은지 패밀리에 잇따라 캐스팅됐으며 촬영을 위해 경기 과천, 충남 태안, 경남 진해 등 전국을 도는 강행군으로 데뷔 후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2008년 출연한 드라마 미워도 좋아 이후 2년 만이다.

혹시 감각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 새로 들어가는 두 작품 모두 엄마로 출연해요. 연기도 다행히 잘 되더라고요. 그래도 내가 적당히 늙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제가 엄마가 되면서 어머니의 연기도 확실히 달라졌어요. 함께 출연하는 아역들에게 불쌍한 상황이 되면 울컥하죠.

영화 그랑프리에서는 김태희와 함께 열연했다. 배역의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그는 마흔을 눈앞에 두고 자신의 나이에 맞는 배역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김태희는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여신이잖아요. 저는 매번 여주인공과 배역운이 좋아요. 박시연, 최지우 씨도 그래요. 그들의 미모에 주눅이 들긴 하지만 남들은 부러워해요. 태희 씨랑 연기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안 할 이유가 없잖아요(웃음).

이혜은은 그랑프리에 조련사로 출연했다. 말 관리역이라 영화 속에서 말을 잘 타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약 두 달 가까이 말에 달라붙어 살았다. 평소 동물을 좋아하던 그는 다른 배우보다 빨리 말 다루는 법을 터득해 촬영장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했다.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니 말이 있는 촬영장은 늘 긴장감이 감돕니다. 하지만 제 말을 잘 듣고 잘 따라줘서 스태프들도 감사하고 기뻐했죠. 말이 저에게 안겼죠.

혹시 이런 노하우는 그의 오랜 연기 경력 때문이 아닐까. 이혜은의 연기를 시작한 지 햇수로 15년이 된다. 그에게 요즘은 과거의 연기생활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연기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다질 때다.

어느 날부터 프로듀서나 작가가 저한테 전화를 할 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더라고요. ‘아, 내가 이제 연기를 시작한지 그 정도가 됐구나,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를 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런 부분을 스스로 어색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현장에서 책임감을 갖게 되죠.

15년의 배우생활이 알려주는 연기의 묘미

연기를 시작하는 마음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특히 결혼해 아이를 낳고 나서는 중견배우로서 앞으로의 연기생활을 위해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디디려고 노력하게 됐다.

1996년 영화 ‘코르셋’으로 데뷔했을 때 이혜은은 무명생활 없이 바로 주연을 맡았다. 혹자는 단역이나 조연 단계를 밟지 않고 주연 자리에 오른 그녀를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것은 그가 이후 차기작을 선정하거나 영화에 캐스팅되는 과정에서 약이 아니라 독이 될 때가 많았다.

처음 주연으로 발을 들여놔서 그런지 다음 작품부터는 저를 조연으로 캐스팅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선남선녀 스타들이 넘쳐나는데 제가 그 사이에서 주연으로 할 수 있는 작품은 얼마나 없을까요. 그래서 욕심이 많아 배역의 크기에 상관없이 연기만 생각하게 됐어요.

그는 스타로서의 욕심을 버리고 연기자로서의 꿈을 키웠다. 주연이 아닌 단역, 조연이라도 자신의 연기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출연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은 1999년 개봉한 영화 춘향전.오죽하면 영화사를 찾아가 춘향 말고 향단이라도 좋으니 연기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을까.

그 영화에선 병풍 역이나 다름없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꼭 주연배우가 아니더라도 좋은 작품으로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작품 속에서 선생님으로서,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등 맞는 역을 찾아 단단히 정착하려고 합니다.

●뱃속에서 성장이 멈추고 떠난 둘째 아이

이해운은 올해로 결혼 8년째다.아직 주부 9단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아내 그리고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즐거움을 느끼며 살고 있다. 아담하게 집을 꾸미고 맛있게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현모양처 스타일의 그는 연기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지난 2년간 육아와 가사에 전념했다.

특히 아이를 낳은 뒤 주부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가사와 육아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편이 대부분의 가사노동을 도왔고 그녀는 육아에 완전히 집중해 대한민국 아줌마로 사는 것도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늘 행복할 수만은 없는 일, 그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지난해 임신 7개월째에 둘째 아이를 잃고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현재 29개월인 큰아들 현서도 결혼 6년 만에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둘째를 낳기 전에 헤어져야 하다니 여자로서는 한없이 슬프고 힘들었다. 하늘이 내린 선물에 기뻐했던 기쁨이 너무 짧게 머물며 사라졌다.

멀쩡하게 뱃속에서 잘 자랐어요. 6개월 때 양수검사까지 했는데 염색체도 정상이었어요. 그런데 7개월이 돼 정기검진을 받았더니 초음파검사 결과로 아이가 성장을 멈췄다고 하더군요.

그때만 해도 그녀가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다.아이의 뼈 성장이 멈추고 심지어 뼈가 약하고 이미 부러진 곳도 있다지만 그래도 일단 어떻게든 낳고 키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뱃속의 아이가 문제가 되더라도 낳아 기르고 싶었던 타고난 엄마 그녀였다. 그런데 아이를 포기해야 한다니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의사는 아이를 낳아도 살 수 없다고 했어요. 세상에 나오자마자 죽는다구요. 뼈가 성장하지 못해서 장기가 태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임신을 종결하자고 하셨죠. 하지만 저는 충격이라기보다는 상황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녀가 결정을 내리고 받아들일 시간이 벌써 7개월이나 되었으므로 충분히 시간이 부족했다. 검사 후 일주일이 더 지나면 법적으로도 유산이 되지 않는 시기였다. 병원에서는 하루빨리 임신을 끝내고 수술을 받으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던 그는 서울대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같았다.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그녀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아이도 예전부터 뱃속에서 잘 자라고 있었다. 병원에서는 ‘세상에는 아무런 원인이 없어도 갑자기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녀의 경우도 바로 그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침내 그녀는 아이를 잃어야만 했다.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너무 많은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어요.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시간에 쫓겨서.그 동안 아이는 이미 제 뱃속에서 사망했고, 결국 유도분만으로 임신을 끝내야 했어요. 아이가 너무 많이 자라서 수술은 안 된다고 하더군요.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던 고통의 시간

그녀는 출산과 똑같은 고통을 겪었다. 억지로 자궁 문을 열고 낳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첫 아이를 낳을 때보다 더 힘들었다. 그런데도 아이를 보지도 안지도 못했고, 그녀의 몸과 마음은 모두 지쳐버렸다.

모유가 나왔어요. 무리하게 유도분만을 하는 바람에 산후 조리도 더 잘해야 했어요. 모든 과정이 폭풍처럼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이후 밀려오는 정신적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둘째 아이는 딸이었다. 첫아이가 아들이라 남편과 자신이 기다리던 딸이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때문에 아이를 잃은 슬픔은 그녀 못지않게 남편도 컸다. 그러나 남편은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아내를 위해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일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자신을 지켜보는 가족들이 더 상심할까 봐 눈물을 흘릴 수도 없었다. 그저 혼자 마음에 슬픔을 쌓아두는 길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커피하우스가 정신과 의사를 제의했고 사전 조사를 위해 실제로 정신과 의사를 만났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오래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원래 누군가를 잃으면 그 후로도 애도기간이 있대요.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대요 힘든 게 당연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게 당연한데 저는 혼자 그걸 꾹 참았거든요 그제서야 깨달았어요. ‘아, 내가 정말 힘든 일을 겪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1년밖에 안 돼서 어쩌면 저는 앞으로 1년을 더 고생해야 할지도 몰라요.”

자식을 잃었으니 슬프지 않겠지. 그녀는 자신이 숨기고 있거나 모르는 척하면서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절대로 알지 못했다.

가족들이 이야기를 꺼냈고 혹시 내가 더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럴 때는 힘내라는 한마디를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대요.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저는 그걸 모르고 마음에 담아두느라 우울증에 걸렸거든요.”

일어설 수 있는 힘, 맏형 현서

그가 큰 후유증과 상실감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장남 현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리광 부리고 그저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면서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내가 현서를 위해서라도 정신 차려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어쩌면 두 번째 아이를 떠나보내는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그녀를 지탱해 줄 첫 번째 아이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현서를 잘 키우는 게 이제는 어머니 이혜운의 목표가 됐다. 특별한 육아법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손을 흔들며 전혀 없다며 웃었다.

저도 엄마로서는 아직 초보예요. 거창한 철학도 없어요. 그냥 저는 애가 눈에 띄게 자란다는 거 자체가 너무 재밌고 신기해요. 그렇기 때문에 육아 스트레스도 아직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나이가 든 아이라 그런지 아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다 예뻐보여요.”

그녀는 남들보다 좀 자유롭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 부모가 원하는 방향, 세상이 요구하는 방향에 맞춰 가기보다는 아이가 가진 성격과 기질을 최대한 잘 이끌어내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서 요즘 그의 교육법은 “재미있게 놀게 해주자”는 것이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보낼 때도 “오늘 하루 잘 놀다 와.”라고 인사해요.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주말마다 친정과 시댁을 오가며 할아버지 할머니와 자연속에서 놀게 합니다. 오히려 평일에는 남산에서 “책상 앞에 앉히는 것보다 몸을 쓰는 놀이가 아이의 뇌 발달과 집중력에 좋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남들이 하는 조기교육은 절대 시키지 않을 겁니다. 영어나 수학보다는 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웃음)

두 번째 계획을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며 시간이 좀 더 흐르기만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난 자식을 위한 애도기간이 모두 지나고 나면 편안한 마음으로 새 아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현서를 생각하면 그 아이가 살아가면서 의지할 형제가 하나쯤은 있었으면 해요. 그래서 물론 두 번째 계획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록 건강이 회복되지만 마음을 좀 더 추스르고 싶어요. 그리고 내년쯤에 다시 시도해 보려고요.”

지난 시간은 고통스러웠지만 그녀는 엄마로서 강해졌다. 아이를 더 사랑하는 법, 자신을 위로하는 법, 세상을 더 껴안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그녀가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희망을 불러오는 주문이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

몸보다 마음이 더 아팠던 고통의 시간

그녀는 출산과 똑같은 고통을 겪었다. 억지로 자궁 문을 열고 낳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첫 아이를 낳을 때보다 더 힘들었다. 그런데도 아이를 보지도 안지도 못했고, 그녀의 몸과 마음은 모두 지쳐버렸다.

모유가 나왔어요. 무리하게 유도분만을 하는 바람에 산후 조리도 더 잘해야 했어요. 모든 과정이 폭풍처럼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이후 밀려오는 정신적 고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둘째 아이는 딸이었다. 첫아이가 아들이라 남편과 자신이 기다리던 딸이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때문에 아이를 잃은 슬픔은 그녀 못지않게 남편도 컸다. 그러나 남편은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아내를 위해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일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증세를 보였다. 하지만 자신을 지켜보는 가족들이 더 상심할까 봐 눈물을 흘릴 수도 없었다. 그저 혼자 마음에 슬픔을 쌓아두는 길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커피하우스가 정신과 의사를 제의했고 사전 조사를 위해 실제로 정신과 의사를 만났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오래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원래 누군가를 잃으면 그 후로도 애도기간이 있대요.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대요 힘든 게 당연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게 당연한데 저는 혼자 그걸 꾹 참았거든요 그제서야 깨달았어요. ‘아, 내가 정말 힘든 일을 겪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1년밖에 안 돼서 어쩌면 저는 앞으로 1년을 더 고생해야 할지도 몰라요.”

자식을 잃었으니 슬프지 않겠지. 그녀는 자신이 숨기고 있거나 모르는 척하면서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절대로 알지 못했다.

가족들이 이야기를 꺼냈고 혹시 내가 더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럴 때는 힘내라는 한마디를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대요.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저는 그걸 모르고 마음에 담아두느라 우울증에 걸렸거든요.”

일어설 수 있는 힘, 맏형 현서

그가 큰 후유증과 상실감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장남 현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리광 부리고 그저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면서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내가 현서를 위해서라도 정신 차려야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어쩌면 두 번째 아이를 떠나보내는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그녀를 지탱해 줄 첫 번째 아이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현서를 잘 키우는 게 이제는 어머니 이혜운의 목표가 됐다. 특별한 육아법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손을 흔들며 전혀 없다며 웃었다.

저도 엄마로서는 아직 초보예요. 거창한 철학도 없어요. 그냥 저는 애가 눈에 띄게 자란다는 거 자체가 너무 재밌고 신기해요. 그렇기 때문에 육아 스트레스도 아직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것입니다. 나이가 든 아이라 그런지 아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다 예뻐보여요.”

그녀는 남들보다 좀 자유롭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 부모가 원하는 방향, 세상이 요구하는 방향에 맞춰 가기보다는 아이가 가진 성격과 기질을 최대한 잘 이끌어내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서 요즘 그의 교육법은 “재미있게 놀게 해주자”는 것이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보낼 때도 “오늘 하루 잘 놀다 와.”라고 인사해요. 새로운 것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주말마다 친정과 시댁을 오가며 할아버지 할머니와 자연속에서 놀게 합니다. 오히려 평일에는 남산에서 “책상 앞에 앉히는 것보다 몸을 쓰는 놀이가 아이의 뇌 발달과 집중력에 좋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남들이 하는 조기교육은 절대 시키지 않을 겁니다. 영어나 수학보다는 운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웃음)

두 번째 계획을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며 시간이 좀 더 흐르기만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난 자식을 위한 애도기간이 모두 지나고 나면 편안한 마음으로 새 아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현서를 생각하면 그 아이가 살아가면서 의지할 형제가 하나쯤은 있었으면 해요. 그래서 물론 두 번째 계획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록 건강이 회복되지만 마음을 좀 더 추스르고 싶어요. 그리고 내년쯤에 다시 시도해 보려고요.”

지난 시간은 고통스러웠지만 그녀는 엄마로서 강해졌다. 아이를 더 사랑하는 법, 자신을 위로하는 법, 세상을 더 껴안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그녀가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희망을 불러오는 주문이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

“18년차 배우 이혜운, 2013년은 제2의 전성기”(조선닷컴 2013.03.26)

올해로 데뷔 18년째를 맞는 배우 이혜은의 2013년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지숙 역으로 출연 중인 MBC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가 20% 안팎의 시청률로 주부들 사이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며 연장 방영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종영을 앞둔 MBC 수목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는 안내상의 아내 역으로 진한 가족애를 연출해 최근 시청률 상승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지난주 첫 방송된 jtbc 궁중비사-꽃들의 전쟁에 장귀인 역으로 캐스팅돼 사극으로도 안방극장과 만나게 된다. 그에게 사극 드라마는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고 더욱 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또 1년 넘게 EBS 부모에 고정출연해 왔으며 올해 초부터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mbn 맛있는 수다 등 다수의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3월 초부터는 동아방송예술대 방송연예과에서 연기를 가르치는 교수로도 첫발을 내디뎠다. 매주 화요일마다 그동안 배우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젊은 제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전해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동생과 함께 운영 중인 레스토랑(루다파파스)도 이제는 가로수길 맛집으로 제법 자리 잡았다. 바쁜 일정에도 틈나는 대로 홀에 나와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여러 블로그를 통해 고객들이 그녀와 함께 촬영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아이의 어머니, 지상파와 케이블을 넘나드는 연기자, 레스토랑 경영, 연기를 가르치는 교수 등 다양한 직책을 갖고 종횡무진 활약 중인 진정한 슈퍼맘 이혜은. 그의 2013년은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올 하반기에는 그동안 한동안 소홀했던 영화로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혜운. 시나리오를 면밀히 검토하는 그의 눈에서 신인 때 못지않은 진지함과 열정이 느껴진다.

2010.6.30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고 박용하의 빈소를 찾은 이혜은이 폐결핵 투병 고백 ‘아무것도 모르고 약 한 줌 먹고'(2012.7.26)에서 이혜은은 7월 26일 방송된 KBS 2TV ‘여유만만’에서 어린 시절 폐결핵을 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혜은은 “어렸을 때 폐결핵을 앓았다. 그래서 7~8세 때 영문도 모르고 어린 나이에 약을 한 줌씩 하루 세 번 먹었다”고 말했다.

KBS 2TV ‘여유만만’에서 이혜운은 “단거리는 학교 대표로 뛸 만큼 잘했는데,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 가슴이 아팠다”며 폐결핵으로 고생했던 당시를 설명했다. 한편 이혜은은 이날 방송에서 다이어트의 비결과 유산의 아픔을 털어놓았다.

2013.4.25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2014.2.4 영화 ‘관능의 법칙’ VIP 시사회

2016.10.7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2017.5.10 영화 《컴 투 개더》 VIP 시사회

2017 . 5 . 12 post.naver.com

2017.10.27 SBS 신수목 드라마 <이판사판> 오미자 역

2018.1.24 이혜운의 다이어트

2018.7.9 영화 ‘가족'(감독 임영훈) VIP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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