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코로나19는 만병의 근원인 감기처럼 우리 일상에 자리 잡은 것 같다.그것도 조금 엄격하고 가까운 예로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기차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다.
한여름에도 더운데 그냥 착용해야 하느냐가 아니다.이제 방역마스크로 덴탈마스크가 필수 아이템이 될 정도로 마스크는 스마트폰급에서 우리 몸의 일부분이 된 것 같다.
이미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염성을 실감하고 있는 요즘이다.셀프 자가격리와 보다 엄격해진 일상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이뤄지고 있을 때 온라인 커뮤니티 ‘더 쿠’에서 20세기 중반 활약한 미국 여배우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정리하면 194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 미국 배우 ‘진 티어니’는 무대 의상 디자이너였던 올렉 카시니를 만나 결혼을 하고 계속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40년대 중반 티어니는 미군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여러 전쟁지역을 돌며 위문공연을 펼쳤다.
그런데 당시 티어니는 첫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하지만 그는 미군의 사기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한 스케줄을 계속하다 ‘풍진’에 걸리고 만다. 임신 중 풍진의 위험성은 다음과 같다.
이에 따라 그의 첫 아이였던 딸 달리아는 1.42kg이라는 저체중 속에서 정신지체, 백내장,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나게 된다.
딸의 선천적 장애에도 불구하고 티어니는 딸을 키우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출산 후 심한 우울증에 걸렸고 이로 인한 영향으로 남편과 이혼해 설상가상으로 우울증은 더 심해졌다.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했지만 탈출을 시도했다.할리우드 배우의 명성은 이렇게 무너졌다.
그의 삶이 더욱 비참해진 것은 이 비극을 야기한 원인이 원인 제공자에 의해 의도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딸이 태어난 지 1년이 조금 안 돼 팬이라고 밝힌 여성이 그를 찾아왔다.그리고 자신을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티어니가 위문 공연을 왔을 때 당시 그녀는 풍진을 앓고 있었는데 할리우드 스타가 너무 보고 싶었던 나머지 몰래 병원을 빠져나왔다는 후일담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티아니에게 “나는 여전히 너의 팬”이라며 팬들의 마음을 드러냈다.자신의 딸에게 장애를 안긴 장본인을 만난 티어니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티어니의 황당한 비극은 추리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1962년 소설 깨진 소설의 모티브가 됐다.
당신의 팬이라고 기뻐하며 다가온 팬들이 사실은 자신의 아이와 그동안 쌓아온 배우로서의 명성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면?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팬은 막상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른다면?이보다 더 답답한 일이 있을지 생각해볼게.
그리고 이 이야기를 보면서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났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였던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에서 신천지 신도였던 31번 확진자, 그리고 이태원 클럽에서의 집단 감염.
‘나 하나쯤 코로나19에 걸려도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라는 방심이 공동체의 일상을 뒤흔든 것은 아닐까.60여 년 전 여배우의 삶에서 새삼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