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 ‘수파’ 출연진 이유 있는 예능 제안 1위

<전지적 참견 시점>, <놀라운 토요일> 등 각종 프로그램 중 맹활약 위축됐던 기존 방송사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도

최근 TV 예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초대객 1순위는 Mnet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이하 ‘수우파’),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출연진이다. 올 하반기 케이블TV와 OTT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들의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은 작품이라는 화제성에 힘입어 각종 예능 속 게스트로서 우리는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물들을 꼭 만날 수 있다. 이번 주만 해도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배우 허성태(‘오징어 게임’), 모니카+립제이(‘수우파’)를 동시에 섭외하는가 하면 tvN <놀라운 토요일>(이하 ‘놀라운 토요일’)에서는 역시 <수우파> 아이키와 노재를 초대, 시청자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말 그대로 채널만 돌리면 이들 프로그램 속 주역들이 화면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이다.

저지를 벗고 번호표를 딴 오징어 게임의 주역들

연예인들의 달라진 일상을 관찰 영상으로 소개하는 <전지적 참견 시점> 섭외는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를 발 빠르게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오징어 게임>은 많은 이들에게 필수 시청 프로그램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그런 화제성에 힘입어 앞서 MBC <놀면 뭐하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지난달에는 배우 오연수와 정호영이 시청자와의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심지어 작품 속 안내방송 목소리를 맡은 성우 정연수는 지난 6일 방송된 로또 추첨 방송 KBS <연중 라이브>에 동시 출연하기도 했다.

‘타노스보다 유명한 악역’이라는 자막으로 소개된 허성태는 그동안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악역 배우로 깊은 인상을 준 바 있다. 여기에 ‘오징어 게임’의 독수라는 캐릭터가 더해져 데뷔 10년 만에 그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주목받는 인물로 떠올랐다. 그저 무섭기만 한 이미지와 달리 고양이를 기르며 여유를 즐기는 생활부터 연기 오디션 프로그램 이후 지금까지 함께 일했던 소속사 대표와의 우정, 역시 <오징어 게임>을 통해 주목받는 ‘아리’ 아누팜 트리 파티와의 만남 등 <전지적 참견 시점>은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지난 4일 소개된 MBC에브리원 간판 예능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신스틸러 개미 역으로 사랑받는 아누팜트리 파티와 친구들의 민속촌 나들이, 수원 치킨 골목 방문 등으로 재미를 선사했다. 이미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애틋한 반지하 생활이지만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가 소개되며 좋은 반응을 얻은 데 이어 이번 ‘어서와’ 출연에서는 연기자의 꿈을 키우는 외국인 동료들과 함께 사극 수업도 듣고 야외 나들이를 즐기는 일상을 보여줬다.

각종 프로그램 빛나는 <수우파> 출연진

뿐만 아니라 ‘수파’를 빛낸 댄서 모니카와 립제이 또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무대 위 카리스마 강한 ‘기센 언니’로 인식되던 이들이지만 평소 엉성하고 허술한, 우리가 생각했던 그림과는 180도 다른 일상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인생이 달라졌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경연 프로 등장 이후 많은 이들에게 ‘워너비 스타’로 사랑받는 두 사람의 예측 불가능한 입담이 더해져 춤 못지않은 재미를 만들어준다.

이날 방송된 tvN ‘놀라운 토요일’ 역시 ‘수우파’의 또 다른 주역 아이키와 노재가 출연해 고정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아직 예능 출연에 익숙하지 않은 두 사람과 산적한 경험을 한 <놀라운 토요일> 멤버들은 기대 이상의 좋은 호흡을 이루며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오랫동안 케이팝 무대를 누빈 인물답게 빠르게 프로그램에 적응하면서 1라운드 가사 받아쓰기에 성공하거나 각종 댄스곡 안무를 맞춰야 하는 간식 타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이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막대한 촬영 분량 확보에 성공해 2라운드 없이 녹화를 마무리하는 첫 상황을 연출했다.

<수파> 출연진의 활약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퀴즈>를 시작으로 SBS <런닝맨>, JTBC <아는 형님> 등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을 모두 장악한 데 이어 SBS <두시탈출 컬트쇼>, MBC <정오의 희망곡> 등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수우파>는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초대 손님으로 자리를 빛내고 있다.

● 올 하반기 연예계 대표주자 입증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할 점도 엿보인다. 각각 OT와 케이블 예능이라는 환경에서 탄생한 이들 작품 속 인물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에서는 정작 여기에 맞설 만한 인기 작품 발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타사가 배출한 스타 섭외에 다른 제약 및 편견 없이 대응한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지만 외부에서 만들어진 화제작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초라한 기존 방송사의 위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오징어 게임〉, 〈수파〉 출연진의 잇단 예능 등장은 2021년 하반기 연예계를 단적으로 정리해 주고 있다. 접점이 전혀 없는 장르의 작품이지만 한순간에 꼭 시청해야 하는 1순위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며 하나의 현상을 만들어냈다. 늘 새로운 인물과 화제를 모으기를 갈망하는 예능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리에 데려와야 할 첫 번째 대상으로 <오징어 게임>, <수우파>를 선택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두 작품의 주요 인물은 예능이라는 낯선 환경에서도 자신의 매력을 잘 드러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예능과 개인 모두 말 그대로 ‘윈-윈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 확보라는 확실한 결과물을 탄생시킨 데 힘입어 당분간 이런 흐름은 유지될 것이다.

#오징어게임 #스트리트우먼파이터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