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도전, 희망을 나누는 배우 홍지민 뮤지컬 배우
대중에게 보이는 뮤지컬 배우의 삶은 화려한 무대에서 인생 속 찰나의 절정을 보여주는 극중 캐릭터 이야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인생이란 하이라이트 중간을 견디고, 배우고, 음미하는 과정이 길지 않을까. 베테랑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무대 밖에서 전하는 인생의 이야기를 들었다.
Q 홍지민 배우라고 하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뮤지컬계의 대표 배우 중 한 명입니다 20년 넘게 활동하며 유명 뮤지컬 작품에 다수 출연하고 있으며, 2009년 한국 뮤지컬 어워드 여우주연상 수상자이기도 합니다.뭐니뭐니해도 노래를 잘하는 뮤지컬 배우죠. 저는 지금도 노래를 정말 잘하고 싶어요. 리듬 공부와 발성 연습 등 기초에 돌아오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제 꿈은 예나 지금이나 노래하는 것이고 꿈을 찾아 실현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을 느낍니다.
Q 코로나 때문에 공연에 못 나오는 시기에 이렇게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어떻게 지내세요?그렇습니다. 준비했던 뮤지컬 뿐만 아니라 첫 개인 콘서트도 연기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먼저 저에게 코로나는 최악이었던 목의 상태를 치료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2018년 앨범 발매 후 다이어트도 힘들고 일이 바빠서 성대결절에 걸렸거든요. 가족간에 대화가 늘어난것도 좋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지금 딱 다섯 살, 일곱 살 예쁜 나이니까 그 모습을 차분히 지켜볼 수 있어서 고맙죠. 바로 얼마 전에 경기도 여주의 전원으로 이사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도 땅을 밟으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게 정말 좋아요. 개구리 달팽이하고 놀기에 바빠서 우리 로리와 로라 두 딸 왈 TV 볼 시간이 없대요!(웃음) 저도 텃밭을 가꾸고 그렇게 키운 채소로 식탁을 차리는 기쁨을 느끼고 있어요. 흙이나 농사에는 정말 관심이 없던 사람이었는데요!
Q 항상 긍정적인 홍지민 배우인데 배우 생활을 하면서 언제가 가장 힘들고 막연했나요? 무명배우 시절인가요?A아뇨, 무명시절에는 힘든 줄 몰랐습니다. 미래에 들뜬 젊은 날이었거든요 오히려 경력이 많은 44세에 첫딸을 출산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을 것 같아요. 출산 후 석 달이 지나도록 공연 러브콜이 끊겼을 때 내 배우 목숨이 끝난 것 아니냐며 불안했어요. 근데 그때도 역시 날 구한 건 노래였어요. 가면으로 정체를 가린 채 노래하는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승하며 자존심을 되찾았죠. 다행히 공연 의뢰도 다시 들어왔고요. 조사해 보니, 제가 몸을 소중히 하고 육아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Q <복면가왕>도 그렇지만 오랜 경력에 안주하지 않고 활발하게 도전하시는 것 같아요.A사실 경력이라는 것이 도전하는데 두려움이 됩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복면가왕> 출연을 고사했어요. 잘해야 본전 아니냐.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가요를 대한민국에서 노래 잘 부르기로 소문난 분들과 겨루어 빨리 탈락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그랬어요.노래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홍지민의 정체성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기회이고 결과가 무서워 도전하지 않는다면 훗날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아이에게 교육상으로도 좋지 않다」라고. 제 아이에게 나중에 엄마가 로시를 낳아 산후 우울증이 있었다는 말로 끝내지 말고 하지만 두려움 못지않게 도전했다고 말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었어요. 마지막 경연 때 이적씨의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를 부른 것은 제 그런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어요. 시키는 대로,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고, 할 수 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한다’라는 메시지입니다.
Q 개인적으로 발표한 노래도 모두 힘을 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A네, 2018년에 발표한 저의 첫 싱글 ‘씽 유어슨’도 그렇고 2020년에 발표한 ‘국민여러분’도 용기를 내서 꿈을 응원하는 노래입니다. 저는 항상 남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꿈을 찾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낄 정도로 그 감동을 주변에 나누고 싶어합니다. 이런 저에게 남편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 말하곤 하는데 저는 그런 사람인데 어쩔 수 없잖아요. 얼마 전 유튜브 방송에서 MBTI 검사(성격유형검사)를 했는데 제 성격은 재기발랄한 활동가(ENFP) 타입이래요. 꿈,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는 타입이랍니다.(웃음)
Q 뮤지컬에서 맡은 역할 중 세상살이에 주력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A <브로드웨이 42번가>에 매기 존스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매우 긍정적이고 임기응변이 강하며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을 갖춘 사람입니다. 지금 코로나 시대를 넘어서는 데 특히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큰 가르침을 준 역할이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나이를 먹는 방법에 대해서요. 사실 경력이 늘어난다는 건 나이 듦과 같잖아요. 그래서 아이러니컬하게도 좋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이 매기 존스는 예전에 연기했던 도로시 브룩보다 비중이 작은 역할이에요. 그래서 처음 이 역할 제의를 받았을 때는 마음이 아팠어요.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정말 어울리는 역이라며 주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열심히 하니까 작품도 연기도 호평을 받더군요. 그리고 그때 처음 학생 때 배운 연기론 속의 격언을 정말 이해하게 됐어요.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역할은 없다는 거죠. 그런 경험을 통해 변화하는 저의 역할을 이해하고 더 편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활동(홍지민 TV)을 시작한 것도 그런 깨달음의 연장선상입니다. 무대에서 더 이상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갈증을 해소하고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겁니다. 빨리 변하는 요즘 세상에는 직업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배우가 아닌 분들도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몇 개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홍지민 씨가 사랑하는 두 딸, 로시와 로라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고 세상을 헤쳐나가길 원하나요?기본적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길 바라며, 넘치지도 않으면서 범사에 균형 잡힌 삶을 사는 것을 배려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아는 사람,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꿈을 늦게 찾아도 괜찮아요 제 인생마저도 다 정말 늦었다구요.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나서 서울예전에 합격했고 그래서 뮤지컬 배우 데뷔도 늦었고 다이어트, 출산, 방송 데뷔, 개인 앨범 발매나 개인 콘서트 개최도 늦었습니다. 아, 그래도 욕심을 낸다면 최소한 한 명이라도 저처럼 노래하는 직업을 갖고 싶어요. (웃음) 특별히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어요.남들눈에좋은직업을가졌으면좋겠다고생각하지않습니다.
다이어트 얘기를 좀 해볼까 해요 2018년 무려 29kg 감량 후 지속적인 유지보수 프리터로서 건강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데 어떤 다이어트 철학이 있으신가요?우선, 저는 절대로 굶거나 적게 먹지 않습니다. 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맛있게 ‘많이’ 먹어요. 먹는 재미를 놓치고 싶지도 않고 건강하게 살을 빼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살을 빼려고 하는 자신의 몸을 미워하지 마세요. 그것 또한 제 몸입니다. 종종 제가 살이 쪘을 때 사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말을 듣곤 합니다만, 사실 저는 그게 왜 제 마음을 알아내야 하는 굴욕 사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내 몸을 부정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내 자신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엄지의 제왕이라는 건강 프로그램에 출연하는데, 온갖 질병 예방이 결국 다이어트로 귀결됐죠.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면에서도 몸이 살이 찌면 자신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몸은 지금도 꾸준히 관리하고 있고 그 자극제로 7월 말로 바디프로필 촬영 일정을 잡아놨습니다. 배가 나와도 찍을게 약속을 해놨으니 열심히 하는 수밖에요.
Q 더 건강해지기 위한 다이어트라는 철학을 시청자와 공유하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A시청자 분들과 직접 소통하며 함께 다이어트 챌린지를 하는 카카오톡 단톡방이 있습니다. 매일 아침 인증 사진이 오기 때문에 자극도 되고, 서로 의지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이 단체방 참가자분이 살이 빠져서 건강이 좋아진 것은 물론, 아기가 생겼다는 희소식을 전해 주셨습니다. 설마 그것보다 더 기쁘고 고맙다는 말은 없었어요. 제 스스로 시험관 3번과 인공수정 3번을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그런 기쁨에 일조했다는 사실이 더욱 감동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Q하고 싶은 것을 적어놓는 꿈의 노트를 꾸준히 작성한다고 하는데 앞으로의 소원은 뭔가요?A: 정말 많은데 우선 온 국민이 알고 함께 부르고 교감할 수 있는 히트곡을 남기고 싶습니다. 작곡에도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작사는 자주 하지만 작곡은 정말 어려워요. 그리고 지금보다 근육량을 늘려서 마른 몸이 아니라 정말 아름다운 몸을 만들고 싶어요. 직업상 드레스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등 근육이 단단하면 너무 예쁘거든요. 하지만 이러쿵저러쿵해도 역시 제일 큰 소원, 제 인생의 마지막 소원은 노래를 더 잘하는 거예요. 아직 저는 노래를 제 마음만큼 잘 못해요.
Q 마지막으로 따뜻하다:한남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요즘 다들 힘든 시절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 힘든 시간을 그냥 견디는 게 아니라 그중에서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제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은 흘려들을 수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들은 일이 없을 때 시간을 잘 보내면 성공해요. 그것처럼 이 시기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다 갖추어진 상태에서 뭘 시작하려고 하면 절대 시작할 수 없대요. 대충이라도 준비가 되면 일단 시도해 보세요. 당신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노래 <국민여러분>을 꼭 들어주세요! 노래 가사에 그런 메시지가 다 들어가 있어요! 하나 더 할까요? 행복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 <홍지민TV>도 많이 봐주세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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