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B1을 딴 지 3년 만에 B2를 듣는 감상.

나름대로 이름은 슈퍼 인텐시브였던 코스도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아무래도 마무리 단계라 학원 친구들과도 앞으로 독일어 공부를 어떻게 할지, 다음 코스를 들을지 등의 이야기를 지난주경부터 자주 나누고 있다.

B2시험? 나는 B2수업 없이 먼저 시험을 본 후 이 수업을 들은 경우이다. 드문 경우지?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B2 과정이 아무래도 어휘면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특히 문법의 경우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문법의 대부분+실생활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좀 더 학술적이거나 고급 문법 약간>을 배우기 때문에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반 학생들 중 다수는 A2단계부터 쉬지 않고 6개월 내내 슈퍼인텐시브 코스를 들었다. 하지만 나는 시험을 먼저 보고 수업을 듣고 있고 B2 코스를 이미 들었는데 (시험은 X) 다시 보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독일에서 유학을 가서 자격증에서는 C1 레벨이 있는데도 졸업 후 일을 하면서 독일어에 벽을 느껴 다시 B2 코스를 듣는 친구들도 있다. 또 다른 친구는 저와 비슷한 시기에 독일에 왔지만, 그래서 독일어 공부를 꾸준히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법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하지만 독일에 살면서 보고 들은 적이 많다. 가장 동질감을 느끼는 친구

하지만 의외로 공식 언어 자격이 필요한 사람은 없다. 아무래도 저녁 수업인 만큼 이미 독일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공부를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전 수업으로 가면 현재 최우선 순위가 독일어 공부라는 공통점이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독일어 자격이 필요한 경우도 그에 비례해 많다고 들었다.

어제 같이 풀었던 문법 문제만 풀어도 특히 내가 약한 전치사&수동태&조동사 부분에서는 여전히 반타작도 못하는 걸 보면서 흠도 B2를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수업을 듣고 나서 회사의 새로운 독일어 코스 레벨테스트를 했는데, 또 B2.1이 나왔다 ㅋㅋㅋㅋ 비투감옥에 갇혔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니 반의 몇몇 아이들도 공감하면서 한번 수업을 다시 듣거나, 잠시 쉬면서 혼자라도 복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공백 후 B2를 듣는 감상 이렇게 체계적으로 수업을 듣는 것은 3년 만이지만 나는 언어 공부에서 최강의 강점을 갖고 있다. 바로 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사는 것! 사실 제대로 된 공부 없이 B2 시험을 통과한 이유도 90% 이상은 내가 그저 독일에서 살았던 덕분이었다. 시험에서 나온 주제나 단어들이 내가 여기서 살면서 생활에서 많이 접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에게는 이 공백이 생각보다 좋았다. 당장 독일어 실력을 끌어올려야 하거나 자격이 언제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B1 수준의 독일어를 계속 활용하면서 생활에서 이것저것 주워담으며 어휘량을 넓혔다. 일상생활은 B1이라면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B2 과정에서 새로 배운 문법 중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사용하는지, 어떻게 쓰는지는 몰랐지만 오가며 다 읽고 들어본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내가 어느 부분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고 어느 부분이 약한지를 좀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회였다. B1단계에서 쉬지 않고 바로 B2로 넘어왔다면 이 B1 지식을 재워 충분히 활용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다만 생활하면서 이미 간단한 단어나 표현을 쓰기로 굳어버렸기 때문에 (예: 모두 machen으로 꼬집는) 즉흥회화나 쓰기를 해야 할 때는 계속 공부한 친구들에 비해 고급 문법이나 표현이 서툴다는 것이 분명했다. 특히 받아쓰기 시험을 볼 때는 내가 봐도 같은 단어나 표현을 심하게 반복해서 쓰는데 패러프레이즈가 안되서 어쩔 수 없어 ㅋㅋ

그런데 정말 나는 이렇게 주 4~5일 가는 수업은 2달 넘게 듣지 못한다. 두 달 넘게 인텐시브 어학을 하시는 분들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 잠시 다른 이야기지만 내 유튜브 구독 채널은 대부분 언어 공부 관련이다.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독일어를 가르치거나 배우는 채널을 많이 구독하고 있는데, 그래서 추천에서도 언어 공부 관련 영상이 많이 나온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n개국어 마스터, 완전 정복, 한국인이 하는 실수, n개월 만에 무슨 언어 어디까지 마스터 등 등의 영상이 무더기로 추천되기 시작했다. 독일 생활이 4년이 다 되어가는데 나름 독일 회사에서 독일어로 일하고 있는데 B2단계에 갇혀 일상 대화도 편하게 못하는 내가 이상한가, 유튜브에는 외국어 공부 천재만 모여 있을까. 아무튼 그래서 유튜브 앱을 끄고 유튜브 소비를 안 한 지 1년이 넘었어. 잘 활용하면 언어 공부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저런 영상도 조회수 때문에 제목만 아그로를 끊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유튜브를 끄고 여기서 멀어지면서 ‘독일어 공부’라는 콘텐츠 자체를 멀리한 것이 오히려 순기능이 됐다. 외부 자극을 각자에게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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