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그린 LA 버전의 청춘성장영화 넷플릭스의 추천 [미드90] <8/10> 90년대 감성을

원래 보고 싶었던 영화라서 네이버 결제해서 볼까 했던 영화.[미드 90]

넷플릭스에서 개봉한다고 해서 다른 영화를 제외하고 이 영화부터 봤다. 사실 처음에 이 영화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었고 단지 평론가들이 극찬해 보고 싶었을 뿐인데 역시 제작사가 A24였다. 영화 미나리를 만들면서 유명해진 제작사이지만 꽤 좋은, 그리고 획기적인 독립영화를 꽤 많이 만들어내 정평이 난 제작사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영화는 더 독특하게도 감독이 배우 조나 힐이다.

이분이 감독하는 줄 전혀 몰랐기에 더 놀랐지만 연출 실력은 더 놀랍다. 90년대 ALA의 감성을 이렇게 잘 구현하고 있다니. 내가 봐도 감탄할 일이지만 실제로 그 시절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보면 더욱 감탄하지 않을까 싶다.한국은 이제 성장이 막바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90년대와 지금 모습에는 차이가 많지만 사실 미국 일본처럼 경제발전이 이미 이뤄진 나라는 10년이나 20년 전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외형도 그렇고 건물도 크게 다르지 않은가.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지만 유독 경제발전 속도가 빠른 나라들은 도시의 모습 변화가 큰 것 같다.

미국은 그래도 별반 다르지 않은 나라 중 하나지만 따지고 보면 90년대라면 지금으로부터 벌써 30년 이상 전의 일이니 뭐가 달라져도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 당시의 문화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더욱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나도 어린 초등학교 시절에는 비디오테이프를 빌려 영화를 보았고, 카세트테이프를 사서 음악을 들었다. 그러다가 사춘기 들어 음악을 불법 다운로드 받고 영화도 내려받아 보는 시대가 열렸다. 대학에 가서는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는 넷플릭스 하나로 TV가 필요 없는 시대가 됐다. 정말 쉽고 편리하고 모든 것이 통합되는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그런 시대일수록 인간과의 관계는 더 줄어든다.

시골에서도 아이들은 지금은 게임을 하느라 밖에서 잘 놀지 않는다. 나도 한때 완전히 시골에 살았는데 아이들밖에 아무도 없어 마을 자체에 아이들이 없는 줄 알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다들 컴퓨터 게임 때문에 외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하지만 90년대 LG가 그런 식으로 돌아갔을 리 없다.

아이들은 무조건 밖에 나가 서로 어울리며 온갖 일탈을 즐기고,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며, 어른들의 눈에 위험한 일탈을 계속한다. 실제로 이런 일탈이 아이들의 생명과 건강을 앗아갈 수 있지만 이를 막을 수는 없다. 한낱 통과의례에 불과하다. 사실 지금은 이렇게 일탈하면 실제로 마약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는 십대들의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한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미국은 이제 성인도 마약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나는 이 영화가 결코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90년대라면 사태가 심각해지기 직전이어서 나름대로 현실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무리 가운데 레이 같은 멋진 형이 있었다면 어린 스티비라도 마음껏 일탈을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십대의 일탈은 때로 그 경계가 모호하고 위험해 보이지만 그래도 레이 같은 형이 있으면 그런대로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모든 무리에 레이처럼 똑똑한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니 이것은 개인의 운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조나 힐은 자신이 자란 어린 시절을 회고하면서 시나리오를 썼을지도 모른다. 그 시대의 감성과 느낌을 완전히 경험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시나리오로 의외로 연출도 아주 훌륭하다. 마치 90년대 배경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영화 핫 썸머 나이츠를 보면서 뭔가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인가 싶어 궁금했는데 영화 정보를 보면 blog.naver.com 사실 나도 이제 어른이라 그들의 일탈과 충동적인 행동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다치면 어쩌나 저러다가 죽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는 동안 내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겐 또래집단이 가장 중요하고, 별것 아닌 일탈도 다가올 때가 아니던가. 그렇게 모두 어른이 되어 친구를 만들고 추억을 만들어 간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고 나만의 기억인 것이다.

물론 추억이라는 것이 아름답게 쓰여지고 과장되기 일쑤지만, 영화 미드 90은 그런 함정을 교묘하고 현명하게 잘 멀리해 나간다. 상당히 현실적이고 자아도취에 빠져있는 자신의 추억의 회상이랄까. 이 정도 추억의 회상이면 즐겁게 들어도 되겠지.

개인적으로는 주인공 스티비의 따분한 형 이언 역의 루커스 헤지스를 볼 수 있다. 외모도 그렇고 연기력도 아주 좋은 배우인데 최근 들어 이렇다 할 활동이 없어 아쉽다. 필모가 역대급으로 좋은 배우 중 한 명인데 요즘 이상한 행동을 해 팬들을 놀라게 하고는 있지만 개인의 성적 취향을 떠나 빨리 좋은 작품, 그리고 좋은 연기로 스크린에서 한 번 보고 싶다.

과거 봉준호 감독이 루커스 헤지스와 작업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지만 너무 미국 영화뿐 아니라 글로벌 프로젝트에도 눈을 돌릴 것을 권한다.

영화 미드90은 모두에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고 재미있었다.

나도 마침 재미있게 본 것은 아니지만 신선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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